[정시 지원 전략] 학생부 비중 급감 … 수능 성적으로 승부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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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입 정시모집에서는 수능 성적 반영 비중이 높아질 전망이다. 수험생들은 대학별 표준점수와 백분위, 학생부 성적 반영비율을 잘살펴보고 지원전략을 짜야 한다. 사진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입시기관의 대입 설명회를 듣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수능 경쟁력 최대한 활용=지난해 등급제 수능에서는 전 영역에서 고른 등급을 받는 것이 유리했다. 그러나 올해 점수제 수능에서는 영역별 점수를 합산한 총점이 중요하다. 특정 영역에서 점수가 낮더라도 다른 영역의 높은 점수로 만회할 수 있다. 따라서 지원 대학이 수능을 백분위·표준점수·등급 중 어떤 방법으로 활용하는지가 중요하다. 서울시교육청 대학진학지도지원단 분석에 따르면 정시모집 대학의 43.1%가 백분위를 활용하고 표준점수는 28.4%, 등급은 11.5%의 대학이 활용한다. 언어·수리·외국어 등 주요 영역은 표준점수로 반영하고, 탐구영역은 백분위를 점수로 변환해 반영하는 혼합형도 서울대·고려대·연세대·서강대 등 전체의 17% 대학이 활용한다.

수험생은 지원하려는 대학(모집단위) 두세 곳의 수능 반영방법과 자신의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비교하며 유·불리를 따져야 한다.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과 가중치도 중요하다. 총점은 낮더라도 지원 대학이 강조하는 영역의 점수가 좋으면 총점이 높은 학생보다 유리할 수도 있다. 보통 인문계는 언어와 외국어, 자연계는 수리와 과학탐구의 반영 비율이 높다. 수능 수리의 변별력이 높다고 보는 대학들은 수리 영역에 가중치를 두기도 한다. 서울대는 인문계에도 수리에 25%의 가중치를 주고 연세대는 수리 가형과 과학탐구에 50%의 가중치를 준다. 이때, 수리 나형을 본 자연계 학생들은 수리 가형에 부과되는 가산점이 자신에게 미칠 영향을 잘 따져야 한다. 반대로 교육대학 등 수리 가·나 형을 모두 반영하지만 가형에 가산점을 주지 않을 때는 수리 가형에 응시한 학생이 불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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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을 잘 본 상위권은 수능 우선선발과 수능 100% 전형을 노릴 수 있다. 주의할 점도 있다. 진영성 비상에듀 평가이사는 “수능 우선선발에서 떨어지면 일반선발로 넘어가기 때문에 수능 점수가 지원 모집단위의 평균 점수보다 월등히 높아야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또 “수능 100% 전형은 모집인원이 적은 데다 수능 우수자가 몰려 합격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즐겨찾는 사설 입시기관의 배치표는 참고만 하는 것이 좋다. 배치표는 전국 대학·학과의 대략적인 위치를 한눈에 파악하기에는 좋지만 합격 가능 점수를 정밀하게 보여주지는 못한다. 같은 대학이라도 모집군·모집단위별로 전형 방법이 다르고, 배치표에는 학생부나 대학별고사라는 변수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원하려는 대학들의 모집군도 고려해야 한다. 대다수 중상위권 대학이 가·나 군에 있고 다군은 모집인원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다군의 경쟁률이 높은 편이다. 김영일 중앙학원 평가이사는 “일반적으로 가·나 군은 합·불합격의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다군은 추가합격자가 많고 지원자들의 점수 폭이 커 합격 예측이 쉽지 않다”며 “다군에 안정 지원을 하고 가·나 군에 상향 지원을 하면 위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학생부 반영 방법 체크=학생부도 대학에 따라 반영방식이 다르다. 대부분 대학은 교과 성적의 석차등급을 반영하지만 일부 대학은 원점수 평균(또는 표준편차)을 반영한다. 전 과목 성적을 반영(경기대·서울교육대·서울대 등)하는지, 일부 과목만 반영하는지도 꼼꼼히 따져보자. 올해 학생부 반영비율이 낮아졌다고 하지만 중위권 이하 대학에서는 학생부 점수 차가 크다. 동점자를 가려내는 데는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는 것이다. 수능 위주로 지원 희망 대학을 여러 개 정한 뒤 대학별 학생부 반영방식을 비교해봐야 한다.

◆대학별 고사도 준비=정시 논술을 실시하는 대학은 13곳(인문계 기준)로 지난해(45곳)보다 크게 줄었다. 그러나 상위권 수험생들은 수능 우선선발에서 탈락하거나 일반선발에 대비해 대학별 고사를 준비해야 한다. 학생부나 수능에 비해 전형 총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지만 학생부와 마찬가지로 동점자를 가리는 데 대학별고사의 변별력은 높은 편이다. 따라서 대학별 모의고사와 수시 논술 기출문제를 통해 출제 경향을 검토하면 된다.

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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