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소평없는중국>중국권력층에 자리잡은 등소평 분신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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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덩샤오핑(鄧小平)동지는 죽어도 죽지 않는다.”

鄧의 죽음을 맞은 대다수 중국인들의 생각이다.그만큼 중국 권력기관 전반에 걸친 그의 지지기반이 확고하다는 얘기다.

특히 鄧의 손발 역할을 맡아온'그림자 실세(實勢)'들이 여전히 당(黨).군(軍).정부에서 실권을 장악하고 있어 이러한 예측을 뒷받침한다.

鄧의 대표적 분신으로는 완리(萬里.81)전 전인대상무위원장,중앙군사위 부주석으로 군내 실세인 류화칭(劉華淸)과 장전(張震)을 꼽을 수 있다.또 비서그룹의 대표격인 鄧의 경호실장이자 중앙군사위 위원인 왕루이린(王瑞林),덩샤오핑 판공

실 주임인 딩관건(丁關根)도 鄧의 분신이나 다름없는 인물들이다.

해방군내 실세인 王은 鄧의 뜻을 군에 전달하는 사실상의'대변인'역할을 해왔다.鄧은 王을 통해 군을 조정하면서 장쩌민(江澤民)주석에 대한'역심(逆心)'을 품지 못하게 군을 다독거려왔다.당서열 8위의 丁은 鄧의 모든 심부름을 대신해온

인물로 江주석도 丁을 통해 鄧의 지시를 전달받았을 정도다.

그런 만큼 두사람간의 관계는 껄끄러울 수밖에 없어 丁의 정치국 상무위원 진입여부가 鄧측근과 가족들의 입지를 가늠할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다.

정치국 상무위원 후진타오(胡錦濤)는 鄧이념의 최후 보루.14기 당대회를 통해 양상쿤(楊尙昆)국가주석.천윈(陳雲)중앙고문위원등 원로들을 퇴진시키고 현 체제를 짜는데 鄧의 메신저 역할을 한 장본인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鄧이 생전에 짜놓은 인맥이 힘을 유지하면서 鄧 일가족의 안위를 책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권력구조가 개편될 오는 10월의 제15기 당대회에서 江주석과 이들이 어떤 관계를 설정할지 관심거리다. [베이징=진세근 기자]

<사진설명>

줄잇는 弔花

중국 선전시에 세워진 덩샤오핑 포스터 앞에 각계에서 보내온 조화가 줄을

잇고 있다.鄧의 초상화 뒤로 경제개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고층건물

그림이 보인다.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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