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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클럽 '나는 나'등 히트 한국가요 홍콩서 돌풍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영화는 수입일색이지만 가요는 홍콩에 수출한다.' 대학원생 이치한(李治翰.30)씨는 최근 홍콩 위성방송 스타TV를 시청하다 깜짝 놀랐다.인기그룹 주주클럽의 최신곡.나는 나'와 곡조가똑같은 중국어 노래가 흘러 나온 것.李씨는 처음에“혹시 표절이아닐까”의심했다가 뒤늦게 한국 가요 를 중국 가수가 번안해 부른 것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
李씨가 스타TV에서 들은 노래는 대만의 인기여가수 쑤후이룬(蘇慧倫)이.오리(鴨子)'란 제목으로 번안해 부른 것.현재 홍콩에서 방송횟수 1,2위를 다투고 발매 1개월만에 30만장이 팔려 나갈 정도로 인기가 좋다.최근 한국 노래들이 홍콩 가요계에서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홍콩.대만등 중국어권의 정상급 인기 가수들이 앞다퉈 한국 가요를 중국어로 번안해 부르고 있고,이중상당수가 히트곡이 됐다.
영화배우로도 널리 알려진 리밍(黎明)이 부른 이소라의.난 행복해'와 싱가포르 출신의 우지(巫奇)가 리메이크한 녹색지대의.
사랑을 할거야'가 대표적인 히트곡.신승훈의.보이지 않는 사랑'이나 김현식의.내사랑 내곁에'는 여러 가수들이 서 로 다른 가사로 바꿔 부를 정도로 홍콩인들에게 사랑받는 곡이다.이런 곡들은 홍콩이나 대만의 가라오케에서도 자주 불리는 레퍼토리다.
한국 가요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애상적이고 감미로운 발라드를 좋아하는 홍콩인들의 음악적 취향이 한국 가요와 잘 들어맞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중국권 음악 전문가인 권효진씨는“70~80년대에는 홍콩가수들이 주로 일본 가요를 많 이 번안해 불렀는데 요즘은 한국 가요의 아름다운 멜로디와 감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콩인들 가운데 상당수 히트곡들의 원곡이 한국가요*임을아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저작권 계약을 하고 한국노래를 부른 가수들이 한국가요를 번안했다는 사실을 굳이 알리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가요관계자들은“많은 홍콩 히트곡의 원곡 이 한국 노래임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면 국내가수들의 홍콩.동남아 시장 진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예영준 기자〉<사진설명> 한국가요들이 홍콩등에서 인기가 높다.사진은 주주클럽의.나는 나'를 부른 대만 가수 쑤후이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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