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한보 필리핀 공사 대출 난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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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한보사태로 은행들의 신용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 은행이 다른 은행의 지급보증을 믿지 못하겠다며 대출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나섰다.
외환은행 마닐라지점은 건설교통부로부터 제일은행의 지급보증을 조건으로 한보의 필리핀 현지 건설공사에 대한 자금지원을 요청받았으나 12일 외환은행만의 단독 대출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건교부는 지난 10일 한보사태와 관련, 자금조달능력부족으로 대출지원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는 한보의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 대신 외환은행 마닐라지점에 한보건설의 판타방안 댐 공사자금 지원용으로 2백50만달러를 새로 대출해달라고 공식요청했다.
그러나 외환은행측은 한보사태에 따른 국내상황에 비춰 제일은행의 지급보증을 믿고 대출해주기 곤란하고 한보의 공사수행능력이 의문시되며 주거래은행도 아닌데 대출지원에 나서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단독 대출지원을 사실상 유보키로 했다는 것이 다.외환은행관계자는“.한보사태의 영향으로 현재로서는 외환은행 단독으로 대출지원을 해주는데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신청서류를 분석하며 대안을 다각적으로 검토중”이라고 말했다.외환은행측은 현지대출에 대한 결정은 지점장 전결사항 이므로 본점차원에서 지원여부를 결정,지시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은행이 다른 은행의 지급보증을 믿지 못해 선뜻 대출해주지 않는 것은 매우 드문 케이스다. 이에따라 공사비가 2억5천만달러에 달하는데다 공사 초기부터 자금난에 부닥쳐온 한보의 필리핀 공사는 완공때까지 정상적인 공사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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