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차승·이승엽·김병현·박찬호 …” 일단 러브콜 해보는 야구대표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제2회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 1차 엔트리 45명 명단을 발표한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선발 기준을 ‘실력’이라고 못 박았다. 하지만 논란을 부를 수 있는 이름도 포함되어 있다. 45명의 명단은 김 감독과 김성한·이순철·양상문 코치 등 6명의 코칭스태프, 윤동균 기술위원장, 허구연·우용득·유남호 기술위원으로 구성된 대표팀 선정위원회가 1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2시간여의 회의 끝에 정했다. 소집에 난색을 표한 해외파도 엔트리에 넣을 만큼 선정위원회는 실력지상주의를 내세웠다.

◆논란의 중심에 선 백차승=1998년 미국에 진출한 백차승(샌디에이고)은 2005년 4월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일부에서 제기된 “병역을 기피하기 위해 국가를 외면했다”는 비판 시선 때문에 그간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그의 대표팀 선발을 피했다. 하지만 이번 선정위원회의 생각은 달랐다.

김 감독은 “아직 백차승 얘기를 직접 들은 건 아니지만 그를 만난 선정위원 중 한 사람이 그가 ‘한국 내 비판적 시선이 두렵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문제가 해결되면 WBC에서 뛰고 싶어하는 것으로 안다.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실력만 놓고 보면 대표급 선수임에는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WBC에서는 선수가 전·현 국적 중 하나를 골라 출전할 수 있다. 미국 국적의 마이크 피아자도 1회 WBC에서 아버지의 조국인 이탈리아 대표로 참가했었다.

◆해외파도 빠짐없이 불러=부상으로 대표팀 소집을 고사했던 이승엽(요미우리)도 후보 선수에 뽑혔다. 김 감독은 “이승엽의 출전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이승엽 없는 대표팀’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대부분의 의견이 ‘일단 이승엽을 후보 명단에 넣고, 요미우리와 이승엽을 설득해 보자’는 것이었다”고 배경을 전했다.

소속팀을 찾지 못해 개인훈련 중인 김병현(전 피츠버그)도 명단에 포함됐다. 김 감독은 “김병현과 몇 차례 통화했는데 WBC에 참가하겠다고 하더라. 몸상태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찬호(LA 다저스·FA 선언), 추신수(클리블랜드), 임창용, 이혜천(이상 야쿠르트), 이병규(주니치) 등 주요 해외파 선수가 전원 후보 명단에 포함됐다. 김 감독은 “이승엽·백차승을 뺀 5명의 해외파는 최종 엔트리 합류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김 감독과 선정위원회는 26일까지 최종 엔트리 28명을 확정할 계획이다. 내년 1월 16일까지 45명의 희망 선수 명단을, 2월 22일까지 최종 엔트리를 WBC 조직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김 감독은 “내년 1월이면 각 구단이 해외 전지훈련을 떠난다. 그 안에 최종 엔트리를 확정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남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