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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영여고 발명반 5총사 명문대 수시입학 일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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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그동안 맘대로 보지 못했던 책을 마음껏 읽고 영어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진정한 과학도의 길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

전주 근영여고 3학년 김승연(수리물리학부)·강수현(컴퓨터전자공학부)·김규리(분자생명과학부)·권은지(건축학부)·김희영(환경식품공학부) 등은 요즘 주변의 부러움을 받고 있다. 이화여대의 수시(2-1) 미래과학전형을 통해 합격이 확정되었기 때문이다. 미래과학 전형은 과학에 잠재능력을 가진 인재발굴을 취지로 각종 발명전·경시대회 실적 50%, 내신 30%,면접 20% 등으로 뽑았다.

이화여대의 수시 ‘미래과학전형’에 5명이나 합격생을 배출한 전주 근영여고의 ‘가라사니’반 2~3학년생들. [장대석 기자]


다섯학생은 이 학교 ‘가라사니’소속이다. 수시전형은 각 대학별로 2~3회 실시한다. 하상현 근영여고 교장은“전주시내 대부분의 인문계 고교가 수시 1회에 수도권 대학에는 많아야 5~6명 들어가는 것과 비교할때 가리사니의 성적은 정말 뛰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가라사니 동아리 학생들은 “경험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교과서”라는 생각으로 틈날때마다 현장을 돌면서 아이디어 사냥을 다녔다. 주말·방학이면 전주 남부시장을 비롯한 재래시장과 교동·풍남동의 한옥마을, 각대학의 연구소 등을 탐방했다. 직접 발로 뛰고 눈으로 보면서 느낀점과 무엇이 불편하고 문제점 인지를 메모하고 기록했다. 학교에 돌아오면 관련 테마를 정하고, 팀별로 3~4명씩 그 해법을 찾기위해 토론하고, 분석하는데 머리를 맞댔다.

전종술 지도교사는 “주변 사물을 남다르게 바라보고, 뒤집어 생각해 보자”며 생활속 과학 마인드 심기에 힘을 쏟았다. 또 “무모해 보인다고 주눅들거나 겁먹지 말고 일단 부딪혀 보라”며 도전정신을 북돋웠다.

학생들은 발명전이나 전람회 등에 출품할 프로젝트를 만들때면 야간자율학습도 제치고 연구에 매달렸다. 실험결과를 정리하고 보고서를 쓰느라 밤샘작업을 한적도 많다.

이처럼 구슬땀을 흘린결과 가라사니는 대한민국 창의력 올림피아드 최고상(고등부 대상)을 비롯해 전국 과학전람회 3년연속 장관상, 학생발명품 경진대회 등 큰상을 휩쓸었다. 또 허리아픈 할머니를 위한 높낮이 조절용 선반·싱크대, 색맹 신호등, 야간에도 찰수 있는 전통제기, 야외용 야간 책받침대, 풍량따라 깃이 조절되는 셔틀콕 등 이색적인 발명품도 많이 제작했다. 전 교사는 과학재단이 주는 ‘올해의 과학교사상’을 받았다.

김승연 양은 “무엇이든 남과 비슷하게 생각하고, 똑같이 바라보는 평범한 사고의 틀을 거부하고 ‘튀어 보려는’ 창의적인 발상과 물·불을 가리지 않는 저돌적인 도전정신이 좋은 결실을 맺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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