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난 5億 어디로갔나-수자원공사 비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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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한국수자원공사 전사장 이태형(李泰衡)씨와 독립산업개발(주) 대표 채범석(蔡範錫)씨가 서울 중랑구청 7급 공무원이던 이철우(李哲雨)씨로부터 받았다는 10억원중 상당액의 행방이 묘연해 사용처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李씨가 蔡씨에게 준 10억원중 李전사장에게 전달된 액수는 4억원.
나머지 6억원은 망향휴게소 운영권을 따주는 로비자금으로 蔡씨가 사용했다고 검찰은 밝혔으나 1억1천6백만원만 건설공제조합 감사 車상환씨에게 전달됐을뿐 나머지 5억원 정도가 공중에 떠버린 상태다.
이에 대해 蔡씨는 월 5천만원씩 회사 운영자금으로 사용했다고진술했다는게 검찰의 설명이다.
그러나“蔡씨가 거물 정치인 이름을 들먹이며 로비 성공을 장담했다”는 李씨 진술에 비춰 이 돈중 일부가 정치권에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
李전사장이 처음엔 李씨로부터 정치자금 명목으로 돈을 받았다고주장했고,蔡씨에게“윗분들께 인사해야 한다”고 말해온 것이 이를뒷받침한다.
특히 검찰 조사과정에서“車씨가 蔡씨로부터 2억5천만원을 받아1억1천여만원은 자신이 챙기고 나머지 1억3천여만원으로 L호텔보석상에서 다이아몬드 세트를 구입,95년6월 모 정치인 부인에게 줬다”는 진술도 나온 것으로 알려져 진위 여부및 대상인물이누구인지 관심을 끌고 있다.
또 휴게소 운영권과 관련,도로공사 고위관계자 이름이 들먹거리는등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하급 공무원인 李씨가 10억원이란 거액을 조달한 경위역시 석연치 않은 부분이다.
검찰 관계자는“李씨가 아파트.빌라등 부동산과 주유소를 소유하고 있어 자금 조성경위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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