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렌드, 영어 에세이가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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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명문대사립고 입학의 키워드

학생의 종합적인 영어능력평가의 잣대는 무엇일까? 대부분의 영어교육 전문가들은 에세이라고 입을 모은다. 영어 에세이를 통해 단순한 어휘력이나 영작실력이 아닌 축적된 지식및 논리적 사고력까지 가늠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 명문대나 명문 사립학교 지원자들은 반드시 영어 에세이를 제출하도록 돼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영어 에세이를 입시전형에 도입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 외대부속 외국어고가 이러한 추세에 앞장섰다. 지난해 국제반 졸업생 전원이 미국 명문대에 진학해 화제를 모았던 이 학교는 영어 에세이 프로그램인 ‘라이팅 온라인’을 전교생에게 의무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문학·철학·과학 등 다양한 전공의 외국인 첨삭진이 개인별로 맞춤형 지도를 하고 있다. 학생들은 월 3회 영어 에세이를 작성·제출하고, 이는 점수화돼 수행평가에 반영되고 있다. 초급반은 TOEFL Writing 과정, 고급반은 SAT Writing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개교한 서울국제고는 방과 후 수업 때 영어 에세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 명문대 출신 강사들이 오프라인으로 에세이 작성요령을 강의하며, 학생들의 에세이를 온라인으로 첨삭해주는 과정을 병행하고 있다.

명지외고에서 이름을 바꾸고 국제화 프로그램 강화에 나선 경기외국어고도 영어 에세이프로그램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국내외 주요 에세이 교육업체들로부터 제안서를 받아 검토중이다.

대형학원, 1:1 맞춤첨삭

학원들도 변화의 바람을 타고 있다. 지금까지는 외국어고 입시 전문학원이나 유학원 등에서 소규모 그룹으로 영어에세이를 지도하는 수준이었지만 최근 대형 영어학원이 본격 도입에 나섰다. 최선어학원의 행보가 특히 눈에 띈다. 이 학원은 상급반 수준의 수강생 2000명을 대상으로 월 1회 온라인 영어 에세이를 기본과정으로 편성했다. 학생들은 외국인 전문지도교사로부터 1, 2차 첨삭을 거쳐 최종 에세이를 완성하게 된다. 시행한 지 2개월 밖에 안 됐지만 학생들이나 학부모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윤훈 이사는 “영어 글쓰기는 듣기나 읽기와 달리 초등학교 때부터 꾸준히 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기계적 첨삭이아니라 전문가가 1:1로 학생 수준에 맞게끔 꼼꼼히 첨삭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최선어학원은 내년부터 영어 에세이 프로그램을 전체 수강생 대상으로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밖에 청담어학원·아발론 등도 온라인 에세이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영어 에세이 시장이 커지면서 지도 경험이 없는 원어민을 고용, 저가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업체도 늘고있다. 국내 주요 외고에 영어 에세이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에세이에듀의 김승재 대표는 “업체를 선정하기 전에 반드시 샘플 에세이를 통해 검증하는절차를 거치고, 서비스를 받고 있는 교육기관의 평판을 들어본 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프리미엄 라일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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