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CEO - 현재어학원 김낙찬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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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사업이 아니라 소명입니다. 매일 아침 기도를 통해 초심을 잃지 않았는지 반성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올해 초 세계적인 투자기업 골드만삭스가 ‘한국교육시장 가운데 상업성을 띠지 않은 가장 교육적인 학원’이라고 평가한 현재어학원. 서초동 본원에서 만난 김낙찬(47) 대표는 정갈한 첫 인상처럼 솔직하게 인터뷰에 응했다. 지금까지의 성장 원동력이 무엇이냐고 묻자 그는 “가르치는 것이 즐거워 그 즐거움을 누렸을 뿐”이라며 “사명감을 갖고 아이들에게 목표를 심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김 대표는 고등학교 영어교사로 재직하다 학교 교육의 한계를 느끼고 학원개원을 결심했다. 그는 “영어는 글로벌 인재가 되기 위한 기본 무기”라며 “유학을 다녀오지 않아도 영어로 막힘 없이 대화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현재어학원은 예산·천안 지역에서 전대미문의 명문대 합격 신화를 기록하며 1998년 서울로 입성했다. 입시정책과 교육시장의 변화에 따라 숱한 학원이 생겼다가 문을 닫는 위기 속에서도 현재어학원은 서초 본원에 이어 목동·송파에 직영학원을 늘리는 등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학원은 공부하는 습관만 만들어주면 되죠.” 말이 쉽지, 이러한 시스템을 구축하기까지 그가 들인 공은 예사롭지 않다. 수업의 전문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강사를 한가지 영역에만 집중시켰다. 또 학생들의 레벨 평가와 멘토링을 위해 학습관리 전담강사를 운영하는 등 강사 및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는 “학생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강사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교사로서의 자질이 더욱 중요하다”며 “특히 인·적성 인터뷰를 통해 강사 선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노력은 결과로 나타났다. 몇 년 전, 같은 반에서 공부하던 학생 중 2명이 대치동 학부모들 사이에서 꽤 손꼽히는 학원으로 옮겨갔다. “같은 학년, 같은 레벨의 아이들이었어요. 10개월 후 IET 시험에서 남아 있던 2명은 모두 금상과 은상을 수상했죠. 결국 학원이 실력으로 평가 받은 셈입니다.” 소문은 순식간에 퍼져 현재어학원의 붐이 일어났다.
현재어학원의 이름에는 ‘현재(Now)가 미래를 결정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그는 지금의 위상에 대해 ‘외도하지 않고 한길을 달려온 결과’라고 말했다.

다른 학원들이 몸집을 불리고 사업을 확장하며 앞서 나갈 때도 그는 묵묵히 학원의 내실을 다지는데만 집중했다. “유학이나 부가사업은 하지 않습니다. 관심이 분산되다 보면 자연히 학원 운영에 소홀할 수 밖에 없으니까요.”
현재어학원은 홈페이지에 올라있는 게시판에 100% 답변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약속을 지키는 학원, 처음과 끝이 똑같은 학원으로 평가 받는 게 그의 바람이다. 김 대표는 학생들이 영어를 배우기 위해 외국에 나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유창한 영어발음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역사관이라는 생각에서다.

처음 교육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지금까지 그의 가슴 속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한가지가 있다. 국내 최고의 프로그램을 자랑하는 학교를 설립하겠다는 것. 우리 학생들이 세계의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키우고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무상으로 교육
기회를 제공, 그들이 사회에 나가 자신의 능력을 떨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김대표의 포부다. “아이들은 용광로 속에 있는 유리 같습니다. 어떤 틀에 넣느냐에 따라 모양과 크기가 달라지죠. 부모님들이 아이의 생각을 키워주세요. 생각의 크기만큼 세상을 바라보게 되니까요.”

프리미엄 라일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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