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MS社,넘치는 돈 어디 써야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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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세계 정상의 소프트웨어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사는 요즘 다른 모든 기업들이 부러워하는 고민거리를 갖고 있다.쓰는 돈보다 벌어들이는 돈이 훨씬 많아 축적되는 자금을 주체하지 못하는그런 행복한 고민이다.
MS사는 97회계연도 2분기(96년10~12월) 현금및 단기자금이 약 90억달러에 달했다.이는 95년 중반보다 거의 두배나 늘어난 것이다.
MS사는 공장신설과 같은 대규모 시설투자 없이 돈을 벌어들이는 소프트웨어회사인 만큼 재투자를 위한 자금소요도 적다.현금증가 속도가 MS사보다 빠른 인텔사를 보자.인텔은 지난해 4분기에만 21억달러나 벌어들여 현재 82억달러의 현금 을 보유하고있다.그러나 세계최대 반도체 메이커인 이 회사는 이중 상당부분을 신규공장등에 재투자해야 한다.올해 계획된 투자도 15억달러에 달한다.
MS사는 쌓이는 현금으로 동종 업계의 다른 회사를 인수하려 애쓰고 있지만 이것도 여의치 않다.미 법무부는 독점의 폐해를 우려해 MS사가 다른 소프트웨어회사를 인수하려는 계획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그렇다고 다른 업종의 회사를 인수할 가능성도 많지 않다.현재 32%에 달하는 MS사의 자본이익률을 감안할때 이 정도의 수익을 낼만한 다른 기업을 찾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측은 대형회사를 인수할 기회가 오면즉각 대응하기 위해 현금보유는 필요하다고 말한다.실제로 MS사는 출판및 오락 관련 회사를 인수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빌 게이츠 MS사 회장은 95년 TBS 방송이 타임워너사와 합병하기 전에 TBS 테드 터너 회장과 TBS의 자회사인 CNN에 20억달러를 투자하는 문제에 대해 협상을 벌이기도 했다.
이처럼 MS사가 전략적 필요에 의해 특정기업을 인수하려는 의사가 있는 것만큼은 분명한 것같다.94년 미 법무부가 MS사의인튜이트사 합병계획(23억달러 규모)을 봉쇄시킨 이후 MS사는소규모회사 인수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지난 3 년간 MS사는 47건의 합작투자.소규모 기업 인수,부분적인 지분참여 등에 15억달러를 투입했다.
그런데 이같은 투자에서도 상대회사들이 현금보다 수익성이 훨씬높은 MS사 주식을 요구,MS사의 현금보유 수준을 높이는데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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