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선수 김도형 OB 입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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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김도형(23.OB.사진)은 고아다.태어나던 해 아버지가 사망했고 곧바로 어머니가 분가해 부모의 얼굴도 모른채 할아버지의 손에서 자랐다.광주에서 태어난 그는 대성초등학교 5학년때.한여름밤의 꿈'을 좇아 야구를 시작했다.
그는 무등중.광주일고를 거치며 빠른 발과 날카로운 타격을 지닌 왼손잡이 외야수로 자랐다.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인하대에 스카우트되면서 그는 정들었던 할아버지의 품을 떠났다.4년뒤 당당히프로선수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약속과 함께.
현실에서 달아나고픈 탓이었을까.그는 남보다 빨리 뛰었다.남들이 12~13발에 뛰는 1~2루를 그는 11발에 끝내고 슬라이딩한다.그 순간 몸에 전해오는 아프지 않을 만큼의 통증.그는 야구의 매력을 그 충격에서 찾는다.
프로선수로서의 꿈을 착실히 키워가던 지난해 8월,세상은 그에게서 아버지나 다름없었던 할아버지마저 빼앗아갔다.이제 그에게 남은 혈육이라고는 누나 한사람뿐.지난 15일 그는 계약금 7천만원,연봉 2천만원에 OB유니폼을 입었다.이제 남 은 것은 무대의 주인공이 되는 것.더이상 현실에서 외면당하지 않기 위해서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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