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어, 분말 세례 '봉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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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19일 의회에서 분말 세례를 받았다. 블레어 총리는 이날 낮 12시 매주 수요일 열리는 '총리와의 질의응답 시간'에 출석해 답변하던 중 봉변을 당했다.

12시20분쯤 블레어 총리가 마이클 하워드 당수의 질문에 답변하기 위해 일어서 있을 때 갑자기 방청석에서 두 남자가 일어나 구호를 외치며 보라색 분말가루가 담긴 봉지를 던졌다. 첫번째 물체는 블레어 뒤쪽으로 지나갔고, 두번째 봉지는 블레어 총리의 왼쪽 어깨를 맞히면서 터져 하원 회의장을 뒤덮었다. 하원의장은 즉시 정회를 선포했다.

소동의 주인공은 이혼 또는 별거로 아내와 헤어진 남편의 자녀 접견권 보장을 요구하는 시민단체 소속으로 밝혀졌다. BBC 등 영국 언론들은 "만약에 그들이 테러리스트이고, 분말이 독극물이라면 어떻게 됐겠느냐"면서 테러에 대비하는 경비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런던=오병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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