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제언>국기 상시게양 재고해 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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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국기는 한 나라의 상징이자 표상이다.
따라서 국기는 그 나라의 모든 국민은 물론 외국인들까지도 존엄하게 다뤄야 할 물건으로,상업적으로 마구 남용되거나 특정단체.특정집단에 의해 함부로 이용돼서는 곤란하며 이를 훼손하거나 더럽혀서는 더욱 안된다.
그런데 올해부터 국기를 24시간 게양하며,관공서나 정부 투자기관은 물론 백화점.호텔.기업체등에까지 게양을 확대시킨다고 한다.물론 국민들로 하여금 국기와 접할 기회를 늘려 친밀감을 갖도록 유도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역효과 또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특수천으로 제작할 경우 국기 자체의 관리에는 별문제가 없다고하자. 하지만 찬서리와 눈비를 마냥 맞으며 축 처져있을 국가 상징물을 바라보면서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또한 모두 잠든밤까지 캄캄한 허공에서 혼자 펄럭거릴 국기를 우리는 무슨 염치로.우리의 상징'이라며 떳떳하게 바라볼 수 있을 것인 가.
이는 국민들의 마음을 국기와 보다 밀접시키는게 아니라 오히려그 반대로 타성에 젖게 해 국민들이 국기를 대하는 감성과 관심을 무디게 할지도 모른다.국기는.국민화'할 수는 있어도.대중화'할 수는 없다고 본다.국기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그 어떤이유보다 존엄성이 우선돼야 하기 때문이다.따라서 굳이 국민이 국기를 접할 기회를 확대하고 관심을 더욱 높여보자는 의도라면 게양 장소를 다중 집합장소까지 확대하되 가정마다 벽걸이용이나 탁상용과 같이 실내용 국기를 제작 보급해 상시 게양을 권장하고,옥외 게양시에는 낮시간에만 게양토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공중장소에서 일정시간 국기를 게양하고 내리는 것을 국민들이 보게 되면 좀더 국기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될 것이고 훨씬 부담없이 국기와 친숙해지고 호감을 갖게 되는 길이 되리라 본다.
서길석<충북제천시청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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