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도 원산지 표시제 … ‘우리가 명품 삼겹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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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다음달 22일부터 시행되는 돼지고기 원산지 표시제를 앞두고 국산·수입 돈육업계가 벌써부터 치열한 홍보전에 나서고 있다. 수입·외식업체들은 수입 돼지고기가 안전하다는 점을 알리느라 여념이 없고, 국내 양돈농가는 차별화 전략에 골몰하고 있다.

프랑스농식품진흥공사(소펙사)와 프랑스돈육협회는 18일 서울 남대문로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2008 프랑스 돈육 세미나’를 열었다.

기자와 수입업체 관계자 150여 명을 불러 프랑스 돼지고기의 유통 시스템을 설명했다. 협회 측은 이 자리에서 ‘생산이력추적제로 검증된 프랑스 명품포크’라는 한글 문구를 새긴 새 라벨을 선보였다. 식당·유통업체에서 메뉴판이나 제품 포장에 붙일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귀욤 루에 프랑스돈육협회장은 “최근 칠레산 돼지고기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된 것 때문에 수입 돼지고기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원산지 표시제를 앞두고 브랜드 강화 작업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겹살 전문 식당 ‘돈데이’를 운영하는 외식프랜차이즈업체 ‘썬미트’도 20일 서울 서교동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서 김태진 대표는 “식당에서 팔리는 삼겹살은 대부분 수입산”이라고 말했다. 국내산 삼겹살은 물량이 달리고 가격이 높은 편이어서 음식점에서 쓰기 힘들다는 것. 그는 “수입산 삼겹살에 대해 색안경을 쓰고 보는 소비자가 많은데 싸다고 질이 나쁜 건 아니다. 원산지 표시제가 시행되기 전에 알려야 한다고 생각해 간담회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양돈농가는 원산지 표시제를 계기로 국산 돼지고기를 확실히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을 짰다. 대한양돈협회는 9월부터 국산 돼지고기만 파는 음식점에 인증서를 발급하고 있다. 지금까지 120여 개의 외식업체에 인증서를 내줬다. 양돈협회 이병석 홍보팀장은 “원산지표시제가 시행되면 프랑스·벨기에·미국 등 주요 수출국들이 홍보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본다”며 “우리 돼지고기의 강점인 안전성·신선도를 내세워 국산과 수입품의 가격 차이를 더욱 벌려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돼지고기 소비량은 93만1339t. 수입량은 24만7403t으로 소비량의 24.5% 정도였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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