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제언>잃어버린 우리의 시간 30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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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얼마전 우리는 일제 잔재인 총독부 건물이 국민여론에 따라 철거되는 장면을 생생히 볼 수 있었다.또한 이보다 훨씬 이전에는나라의 독립을 위해 애쓴 선조들을 기리기 위한 독립기념관이 개개인의 성금으로 건립되는 쾌거도 경험했다.이렇듯 우리 국민은 일제에 의해 점유되거나 잘못 인식돼온 반민족적 유산들에 대해 문화적인 자주성을 외치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써왔다.하지만 해방된지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의 표준시간 30분이 일본에점유당한채 그대로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않을 듯싶다.
1908년 4월1일 당시 대한제국은 우리나라 표준시 자오선을동경 127도30분으로 정해 사용키로 했다.그후 한일합병이 되면서 1912년 1월1일부터 우리나라 표준시는 일본 아카시(明石)지방을 기준으로한 동경 135도로 변경됐고, 시간도 일본시간에 맞춰 30분 앞당겨 사용돼 왔다.해방후 몇차례에 걸쳐 본래의 우리시간을 찾기 위한 시도가 있었으나 번번이 무산되고 말았다.그 이유는 한마디로 일본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이 컸기때문이라 할 수 있다.
문화적으로 우리민족은 시간에 대한 인식이 정확하고 철저했다.
각종 제의와 일생의례에 있어 연.월.일.시를 중요시함은 곧바로자연의 시간에 순응하는 고유한 풍속으로 이어져 왔다.따라서 우리나라 지리적 특성상 당연히 동경 127도30분이 기준선이 돼표준시를 정해야 한다.호주.캐나다.인도등 일부 지역에서 실제 30분 편차를 갖고 있듯이 말이다.
정식<경기도청 기획관실 기능직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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