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어려울수록 인재 아껴야 감원보다는 감봉이 낫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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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의 파편이 중소기업으로 향하고 있다. 은행들의 대출 조이기로 이들은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 위기의 시대에 중소기업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이노비즈협회와 본지가 공동 개최하는 ‘2008 이노비즈 글로벌 포럼’의 연단에 설 폴 티파니 UC버클리대 선임교수, 윤석철 한양대 석좌교수 등 국내외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면 답을 구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들은 “기업은 곧 사람임을 강조하며 감원보다는 임금 조정으로 위기를 극복하라”고 조언했다.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는 기업엔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을 주문하기도 했다.

◆인재를 아껴라=윤석철 교수는 “불황은 인화로 극복해야 한다. 불황을 핑계로 감원을 하면 조직의 힘이 약해지고 불신풍조가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종업원들에게 어려움을 있는 그대로 알리고 감원 대신 임금 삭감을 호소하라고도 조언했다.

티파니 교수 역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쇠톱’을 사용하면 곤란하다”며 “메스를 대더라도 외과의사처럼 섬세한 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인건비라는 현실을 모르지 않지만 감원에 대해선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정이 어려울 때 직원 재교육이나 연수 프로그램을 유지함으로써 경영자의 계속 사업 의지를 알리고, 직원들의 충성심도 높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경영환경은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것이므로 현금을 비축하고 부채를 줄일 것도 당부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고사무열 씨디네트웍스 대표는 글로벌 경쟁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상생관계임을 인식해야 하며 체계적인 협력만이 위기를 함께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공생관계가 구매나 조달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연구개발(R&D) 분야로도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절호의 기회로 삼아라=중소기업들은 반도체·이동통신 등 여러 분야에서 기술 혁신을 이뤄냈다. 전문가들은 이번 위기 역시 그런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마니시 프라카시 SK C&C 상무는 “자사의 핵심 능력을 파악하고 공격적으로 자산을 이익으로 환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혁신 모델을 찾으려 할 것인데 이때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티파니 교수는 “고객 명단을 선별해 충성도 있는 고객에게 마케팅을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영국 옥스브리지 클라이밋 캐피털의 케니 탕 대표는 “중소기업은 혁신을 하는 데 대기업보다 민첩하기 때문에 침체된 경제가 필요로 하는 새로운 요구에 더 빨리 반응할 수 있다”며 “융통성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보다 매력적인 서비스와 제품을 만들 것”을 주문했다.

김경환 성균관대 산학협력단 교수는 “기술금융 공급자인 벤처캐피털은 아직도 투자 여력이 많다”며 “기술 기반 중소기업들은 적극적인 자기 홍보를 바탕으로 인수합병(M&A)이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자금 유치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일규 한국디자인진흥원장은 “자금이 부족하고 소수 품목으로 승부하는 중소기업들은 적은 비용으로 단기간에 효과를 볼 수 있는 디자인 경영에 주력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조환익 KOTRA 사장은 “중동에서 대규모 인프라 발주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를 제2의 중동 붐으로 이어 나가면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봉석 기자

◆이노비즈 글로벌 포럼

이달 26~28일 사흘간 서울 광장동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혁신형 중소기업(이노비즈) 주축으로 여는 국제 비즈니스 포럼이다. 이노비즈협회와 중앙일보가 공동 주최한다. 앨빈 토플러·안철수 KAIST 석좌교수 등 20여 명이 주제 발표를 하고 토론을 벌인다. 1000여 명의 기업인이 참가하며, 삼성전자·LG전자 등 5대 기업이 구매 상담도 벌인다. 포럼은 자금 마련을 위한 중소기업과 벤처캐피털의 1대1 미팅도 주선한다. 홈페이지(www.innobizglobal.com)를 방문하면 포럼 참가에 관한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다. 문의 02-3446-2868, 28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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