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도 위암 요인-아주대병원 재미교포.미국인 비교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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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한국인 암환자 5명중 1명은 위암.발생률 제1위다.
지금까지 밝혀진 위암의 3대 위험요인은 짠 음식과 불에 탄 고기,그리고 헬리코박터 세균이다.여기에 스트레스도 추가돼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정착초기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재미교포들의 위암발생률이 백인보다 최고 16배까지 높고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의 위암발생률을 보이는 우리나라 본토인보다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난 것.
아주대병원 예방의학과 조남한(趙南翰)교수팀이 최근 3년간 미국 일리노이주에 거주하는 이민 1세대 한인교포와 백인들을 대상으로 인구 10만명당 위암환자 발생수를 조사한 결과 50대 여성의 경우 교포가 1백29명인데 비해 백인여성은 8명에 불과했다. 60대 여성에서도 11.7배나 높았으며 50~60대 남성에서도 12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이같은 발생률은 같은 연령의 우리나라 본토여성보다 70%,본토남성보다 40%나 높은 수치.
그러나 2,3세대에 이르면 위암발생률이 떨어져 3세대에서는 현지인과 비슷해진다.
趙교수는 생활환경의 변화등 이민 1세대들이 공통적으로 겪게 되는 스트레스가 교포들의 위암발생률을 높이는 주요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스트레스가 위암발생과 밀접하게 관련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스트레스학회장 황준식(黃俊植.전 경희대의대 교수)박사는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위장이 감정공명기관으로불릴 만큼 스트레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장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면역체계 최전방에서 암세포 발생을 감시하는 NK세포(자연살해세포)가 스트레스 환경에선 맥을 못춘다는 것.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스트레스를 안으로 삭이는 동양인 특유의정서인 한(恨)도 한국과 일본의 위암발생률 세계 최고수준 유지에 만만찮은 역할을 할 것으로 추정할 수 있을 것같다.
〈홍혜걸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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