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적 리얼리즘연극 길 제시-극단 연우무대 창단 20주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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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창작극을 지향한다.진실을 위해 활동한다.관객에게 책임있는 연극행위를 하겠다.' 77년 2월5일 극단 연우무대의 모태가 된.목요연극모임'의 실천강령은 이 세가지였다.그로부터 어언 20년.80년대 군사독재시절의 .혹한기'를 온몸으로 맞서며 이땅에 특유의 비판적 리얼리즘 연극의 길을 제시한 연우무대(대표 정한용) 가 곧 성년을 앞두고 있다.
마치 황소걸음처럼 우직하게 세가지 행동준칙을 실천해온 연우무대는 분명 우리 현대연극의 값진 자랑거리다.
연우무대를 가면 늘 보기좋은 연극이 있었고 싱싱한 일꾼들이 있었다.형식은 다소 거칠었지만 행위자체는 진실이 가득했다.
각자의 일에 충실하면서 연극이란 깃발아래 똘똘 뭉쳤던 순수 동인제극단의 맛과 멋은 이제 세파에 찢겨 많이 퇴색했지만 이들의 실험정신은 아직도 유효하다.그래서 자신의 존재의미를 되새김질이라도 하듯 20년 성년기념무대의 첫번째 시리즈 는 제모습찾기로 귀결되고 있다.
2월5일 창단 20주년기념일에 즈음해 개막될.신인작가시리즈'는 30세 전후의 신인작가 세명에게 포커스를 맞춘 무대다.신춘문예와 자체워크숍에서 선발된 세작가의 신작을 3월중순부터 2주씩 연우소극장에서 공연한다.
고옥화(34)의.갈퀴질 추억',김태웅(33)의.코스모스',김학선(28)의.위험한 가계-1969'등 세작품.이가운데 김태웅만이 지난해.난 새에게 커피를 주었다'로 기성무대에 데뷔했을 뿐 나머지는 완전 신인이다.최우진.김종연등이 역시 연출 데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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