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 시더라? 무명 정병국 맹활약 … 올 깜짝 스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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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에 뽑힌 ‘무명 가드’ 정병국(24·사진)이 전자랜드에 천금 같은 승리를 선물했다.

전자랜드가 13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벌어진 2008~2009 동부프로미 프로농구에서 연장전 끝에 SK를 99-92로 이겼다. 전자랜드는 3연패에서 탈출, 3승3패 공동 4위로 올라섰다.

정병국은 2007 신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2순위(전체 22번째)로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자칫 프로 무대에서 이름도 올리지 못하고 선수 생활을 접을 수도 있었다. 작은 신장 때문에 저평가를 받아서다. 그래서 정병국이 이번 시즌처럼 잘할 것이라고 예상한 농구인은 없었다. 지난해까지 열린 11번의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이후 뽑힌 선수들은 총 29명이다. 그중 주전 자리를 꿰찬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번 시즌 정병국의 활약은 예상을 뛰어넘는다. 국내 선수 중 득점 1위(평균 17.8점)다. 팀 주축인 외국인 선수 리카르도 포웰과의 호흡도 좋다. 돌파뿐 아니라 패스 등 못하는 게 없다.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덕분에 이번 시즌 들어 팀 내 경쟁 상대인 황성인·조우현·정선규를 제치고 주전 자리를 확보했다.

최희암 전자랜드 감독은 “정병국이 이렇게 잘해 줄지 몰랐다. 3라운드 대박”이라며 크게 칭찬했다.

전자랜드의 승리는 정병국(18점)의 손에서 이뤄졌다. 4쿼터 막판 85-87로 뒤지고 있던 경기 종료 27.4초 전에는 동점 자유투를 성공시켰다. 연장전에서 90-89로 뒤지고 있을 때는 스틸을 성공시켰다. 92-90으로 앞선 상황에서는 깨끗한 미들슛으로 점수를 보탰다. 승부를 결정짓는 포웰(44점)의 3점슛도 정병국의 손에서 시작됐다. 정병국은 “요즘 농구하는 게 너무 즐겁다. 즐기면서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창원에서 벌어진 경기에서는 동부가 홈팀 LG에 90-72로 승리, KCC와 함께 공동 1위로 올랐다. 동부는 김주성(16점), 레지 오코사(17점), 웬델 화이트(20점) 삼총사가 53점을 합작했다.

인천=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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