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후계자에 팀 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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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미국 애플사가 후계자 논란에 휩싸였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은 11일 “건강이상설이 나온 스티브 잡스의 후계자로 팀 쿡 최고영업책임자(COO·사진)가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쿡은 잡스가 암수술을 받았던 2004년 두 달간 임시 최고경영자(CEO)를 맡았던 전력이 있다. 컴퓨터 산업에 16년간 일해 온 베테랑으로 회사 내에서는 ‘일 중독자’로 불린다. IBM에서 12년간 일하다 잡스의 권유로 1998년 애플에 둥지를 틀었다.

그는 애플로 옮겨오자마자 ‘해결사’ 기질을 발휘했다. 컴퓨터 재고 물량을 줄이기 위해 전 세계에 퍼져 있던 공장과 창고를 폐쇄하는 등 대수술을 감행했다. 그는 평소 “(컴퓨터 회사 운영도) 목장 운영이나 마찬가지다. 유효기간이 지나면 제품의 신선도에 문제가 생긴다”고 말해왔다.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팟, 맥북 등 신제품을 끊임없이 쏟아내면서도 재고를 최소화하는 애플의 영업전략은 여기서 비롯됐다. 덕분에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고 애플은 현재 부채 없이 쌓아둔 현금만 245억 달러에 달한다.

애플의 후계자 논란은 6월부터 본격화됐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한 설명회에서 잡스가 창백하고 깡마른 모습으로 나타난 뒤다. 그의 건강 문제는 곧바로 애플의 장래에 대한 우려로 이어졌다. 애플의 기업 가치에서 잡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포춘은 “쿡이 COO 역할을 훌륭히 해냈지만 여전히 외부에서는 잡스를 대신할 만한 인물인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쿡도 최근 동료들에게 “아무도 잡스를 대신할 수 없다”며 “잡스는 내가 은퇴한 뒤에도 회사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의 후계구도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지고 있다. 비상 상황에 대한 계획은 잡스와 7명의 이사회 멤버들만 알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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