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다시시작하자>下.재무장 필요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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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비쇼베츠 전올림픽대표팀 감독은 홍명보(포항)를 한국축구선수로는 보기드문.국제적인 선수'라고 했다.
이유는 한국축구선수들 대부분이 머리를 쓰지않고 축구를 한다는것이다.홍은 머리를 쓸 줄 아는 선수라는 것이 그를 치켜세운 이유였다.
제11회 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에서도 한국선수들은 특정상황에서 비슷한 플레이스타일을 거듭해 상대편에 쉽게 간파당하는 약점을 드러냈다.소위.생각하는 축구'를 하지않는다는 것이다.한국축구가도약의 기회를 잡고서도 답보상태를 면치못하는 이 유로 가장 먼저 지적되는 것이 바로 한국축구의 훈련스타일이다.학원스포츠의 튼튼한 보호막아래 어린 선수들은 열심히 훈련을 한다.수업도 빼먹은채 선수들이 받는 훈련은 대부분이 체력.전술훈련이다.그러니교양이나 축구이론을 배울 틈이 없다 .선수들이나 지도자들 모두가 열심히 볼을 차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한다.신동성 체육과학연구원위원이 최근 고교생.대학생.프로선수 2백54명을 대상으로 선수들의 이론능력을 테스트한 결과 대부분이 50점정도에 머물렀다고 한다.70~80점에 이르는 유럽과는 큰 대조를 보인다.또선수들이 프로까지 거치면서도 같은 훈련패턴을 반복하다보니 향상이 없는 것도 큰 문제점이다.
***[ 37면 .한국축구'서 계속 ] 이같은 훈련스타일은 기본적으로 학원스포츠.엘리트스포츠에 기인한다.선수.축구인구의 저변확대와는 거리가 멀다.기초가 잘못된 것이다.축구선진국은 대부분 클럽시스템이다.
어릴 때부터 볼차기를 좋아하는 축구팬들이 모여 즐기고 이들중스타선수들이 탄생하는 것이다.좋아해 축구를 하다보니 이론에도 밝다.탄탄한 축구저변도 클럽이 기반이다.
96프로축구리그 1백80게임을 찾은 관중은 1백91만여명으로게임당 평균 1만6백19명이다.
95시즌의 게임당 8천9백29명에 비해 19%정도 상승했다.
언뜻 보면 프로야구의 96시즌 평균관중(8천9백24명)보다 많아 인기스포츠로 정착된 것처럼 보인다.그러나 대부분이 속초.제천등 지방경기에서 동원된 관중이다.1년에 한두번 찾다보니 관중이 많은 것으로 인기와는 거리가 멀다.10년이나 늦게 시작한 일본이 여전히 평균관중 1만3천여명을 기록하고 있는 것과도 큰대조를 이룬다.
한국축구는 그동안 학원.엘리트스포츠에 의해 지탱해왔다.이른바축구내셔널리즘,국제경기에서의 호성적으로 버텨온 것이다.덕분에 국제경기 시청률은 축구가 단연 최고다.
그러나 한계는 너무 명확하다.모래위의 성에 불과하기 때문이다.유럽과 남미처럼 하루빨리 클럽시스템으로 전환,선수와 관중의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
그래야만 뿌리가 튼튼한 축구가 될 수 있다.관중없는 축구가 발전할 수는 없다.
신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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