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가치·규제 … KOTRA 선정 ‘떠오르는 미 경제 3대 키워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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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신용회복·가치지향(알뜰소비)·규제회귀. KOTRA가 꼽은 ‘미국 경제의 떠오르는 키워드’ 세 가지다. KOTRA 뉴욕 코리아비즈니스센터(KBC)는 최근 발표한 금융위기 보고서에서 “버락 오바마 후보의 당선으로 이런 기류가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최근의 금융위기로 신용의 중요성을 깨달았기 때문에 오바마 정부는 무너진 신용을 회복하는 게 급선무다. 최근 미국 시장은 기업이 채권을 발행해도 매수자가 나서지 않는 상황. 납품업체들은 수년간 거래해온 바이어라고 해도 파산할 가능성을 의심해 대금결제능력을 다시 확인하고 있다. 이미 파산보호를 신청한 가정용품 전문 체인점 ‘리넨즈앤싱즈’나 백화점 ‘머빈스’의 경우, 제품을 공급해 달라고 납품업체를 설득하고 있지만 업체들이 외상 공급을 거부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인들은 알뜰소비 성향이 뚜렷해졌다. 이젠 가격이 구매를 좌우하는 핵심요소가 됐다는 것. 이 때문에 저가제품이나 자체상표(PB) 제품이 인기를 끌고 백화점 대신 가격이 저렴한 대형마트와 아웃렛 매장의 매출이 늘고 있다.

금융위기의 근본원인으로 정부의 규제 해제가 꼽히면서 오바마 정권은 파생상품에 대한 다양한 규제카드를 내놓을 전망이다. 이미 오바마는 선거운동 기간에 “규제해제 조치가 금융위기를 초래했다”며 금융 부문에 대한 규제강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런 움직임은 오바마의 다른 정책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특히 부시 정부가 추진해온 자유무역협정을 비롯한 통상정책에서 변화가 예상된다는 게 KOTRA의 분석이다.

KOTRA 뉴욕 KBC는 “1980년대 이후 미국 경제를 지배한 자유지상주의는 한시적으로 쇠퇴할 것”이라며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과 민주당의 상·하원 장악으로 규제강화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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