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보다는 2012년과 2016년이 더욱 기다려지는 차기 대권주자’.
미국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 못지않게 주목받았던 정치인은 세라 페일린(44) 알래스카 주지사다. 9월 초 공화당 최초의 여성 부통령 후보로 깜짝 발탁돼 바람을 일으켰던 그는 비록 이번에는 패배했지만 4년 또는 8년 후 대통령에 도전할 수 있는 입지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명의 지방 정치인에서 거물급 중앙정계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선거에서 졌지만 페일린은 보수주의자에게 희망과 믿음을 줘 2012년 대선 출마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기독교복음주의자 등 당내 보수파는 대선 기간 중 당 전국위원회 위원선거에서 승리했다. 이들의 지지를 받는 페일린에게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보다 먼저 공화당에서 첫 여성 대통령 후보가 나오는 게 아니냐는 섣부른 예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페일린이 공화당에서 확실한 기반을 다질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안 칼슨 전 미네소타 주지사는 “페일린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것은 공화당의 선거운동을 저급한 수준으로 타락시킨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다음 대선의 후보가 될려면 공화당 경선을 통과해야 한다. 최대 라이벌로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동생 젭 부시(55)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꼽힌다.
강병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