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야스쿠니 神社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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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1868년 메이지(明治)유신으로 근대를 연 일본은 국민들에게국가관(國家觀)을 심기 위해 민족종교인 신도(神道)를 동원했다.그들은 신도를 국가신도와 신사(神社)신도로 구분하고,국가신도를 종교로부터 분리해 국민교학(敎學)으로 삼았다 .국가신도의 도량(道場)인 국가신사는 국가에서 직접 관장하고 국비로 운영했다. 국가신사의 대표격이었던 야스쿠니(靖國)신사는 메이지유신 다음해 도쿄(東京)에 쇼콘샤(招魂社)란 이름으로 세워졌다.메이지유신 과정에서 발생한 전몰자(戰歿者)들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한 것이었다.1879년 지방의 쇼콘샤들을 흡수,야스쿠 니신사로개명(改名)하고 육.해군이 관장하도록 했다.특히 일본이 일으킨대외전쟁 전사자들의 위패(位牌)를 보관해 군국주의의 상징적 존재가 됐다.그후 정부수뇌는 물론 일왕(日王)까지 참배하는 국가성역(聖域)으로 자리잡았다.현재 야스쿠 니신사에 들어 있는 위패수는 2백50만에 달한다.
제2차세계대전 종전후 국가신도가 금지되면서 야스쿠니신사는 종교법인으로 격하됐다.그러나 1950년대 후반이후 전몰자 유가족.보수정당.우익세력이 야스쿠니신사 복권(復權)과 일왕.총리.각료의 공식참배를 요구하고,종교계.민주단체.혁신정당 등이 이에 반대하면서.야스쿠니신사문제'가 대두됐다.특히 총리 참배는 일본국내뿐 아니라 이웃나라에서도 촉각을 세우는 외교문제가 되고 있다.지난 75년 미키 다케오(三木武夫)총리가.개인자격'으로 참배한 것을 시작으로 역대총리 대부분 이 참배했으며,85년 8월15일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총리는 전후 최초로 공식 참배,큰 물의를 일으켰다.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현총리는 지난 7월 개인자격으로 참배한 바 있다.
지난 10월 총선 승리 이래 도발적 주장을 계속해 온 자민당내 보수우익세력은 이번엔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원수들에게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도록 하자는 주장을 들고 나왔다.제2차세계대전 전범(戰犯)들의 위패가 있는 군국주의 상징 야스쿠 니신사를 외국원수들에게 참배시킨다는 것은 말이 안되며,특히 우리 입장에선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다.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내년초 방일(訪日)이 계획돼 있다.일본인들이 金대통령에게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요구할지 어쩔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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