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혁명이번이기회다><좌담>5.끝.당장 이것부터 고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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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버스비리가 터진후 시민 불만이 다양하게 표출되고 있다.
“좌석.도시형 버스가 서비스는 같은데 왜 요금은 두배냐,원가에 그렇게 차이가 있느냐”를 비롯해 하루 아침에.도시형'이 없어져.좌석'을 울며 겨자먹기로 타야하는 시민들,또 두세 정거장을 가든 30㎞를 가든 똑같은 8백원을 내야 하는 시민들의 불만도 높다.
또“버스가 시민을 너무 짐짝 취급한다,매연투성이다,더럽다,불친절하다”등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많다.
그동안.싼 요금=낮은 서비스'라며 요금인상을 편들던 당국.전문가는 지금은 왜 아무 말이 없느냐는 힐난의 눈초리까지 보내는중이다. 서울시민은 이처럼“서울시내버스는 운영주체가 너무 많고,노선망이 복잡하며,버스 종류.요금도 제각각인 원시적인 운영.
관리를 했기 때문에 비리가 가능했고 결국은 시민만 당해 왔다”는 걸 이제 알게 됐다.
시민들의 정서는 이번 기회에.단순한 운영체계로 적정한 요금을받으며 시민을 정당하게 대접하는 버스 서비스 풍토'를 당국.시민단체.전문가들이 앞장서 확립하는가 한번 두고 보겠다는 식으로격앙돼 있다.
그러나 서울시는 아직 이렇다할 대책이 없다.
기껏 버스비리가 터지기 전에 시행해 오던▶시내버스 고급화를 위한 융자.지원▶버스카드 보너스제 지원▶공영차고지 조성등 대책만“시민단체도 필요성을 인정했다”며 지속할 뜻을 밝히고 있다.
교통환경연구원 신부용(愼富鏞)원장은“오랫동안 굳어온 관행을 혁파하는게 중요하다.현재의 업계관행을 그대로 둔채 .버스혁명'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지적하지만 서울시는 뭔가 달라져야겠다는자세를 아직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서울대 전경수(全京秀)교수는 “지금까지 서울시가 시행해오던 대책은 업자살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시민에게 직접 혜택을 주는 대책이 더 효과가 있다”며서울시 대책방향이 잘못됐음을 지적하고 있다.익명을 요구하는 한전문가는“시와 조합이 서로 역할을 맞바꾼 듯하다”라는 힐난까지서슴지 않을 정도로 서울시의 버스정책은 원칙 없이 뒤죽박죽이라는 지적이 많다.
시가 버스의 냉방시설 설치비는 꿔주고,시민 서비스와 직결되는버스안내시스템.버스카드등에 대한 투자는 게을리하는게 가장 좋은예라는 것이다.경기대 이종호(李鍾皓)교수는 “무엇보다 수입금을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는 버스카드제를 당장 확대 실시해야 한다. 그러나 시는 이를 조합에만 맡겨 추진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며 시설투자.운영에 시가 적극 나서라는 주문이다.명지대 고승영(高昇永)교수도“버스조합이 버스카드 운영시스템을 전산관리하는현 시스템은 투명성 보장이 어렵다”며 공공관리를 주장하고 있다. 임성빈(任聖彬)교수는 “버스카드를 지하철.철도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고유의 시스템을 시가 개발해 종합적으로 운영하는게바람직하다”는등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버스카드제 확대를 주장하고있다. 수입배분에 대해서도 경기대 李교수는“미국에서는 지하철.
버스뿐만 아니라 세탁소에서도 같은 카드를 이용한다”며 배분원칙만 제대로 정하면 기술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다.도로교통안전협회 하동익(河東翊)박사는“버스카드를 버스조합 .지하철공사.철도청등 기관별로 발행할게 아니라 은행등 금융기관에서 전국적으로 통용되는 범용(汎用)카드로 발행하는게 바람직하다”는의견까지 제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민들이 버스카드를 50%만 이용해도“수입금을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다'며 카드를 사용하는 시민에게 시가 직접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모색하는게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다.
버스안내시스템도 시가 주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홍익대 김종석(金鍾奭)교수는“버스전용차로 확대로 버스서비스가나아진건 알겠는데 정작 어디서 몇번을 타야 할지 모르겠다”며,버스안내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金교수는 버스안내시스템을 조합이 설치하기 때문에 추진이 더딘 것 아니 냐며 가능하면시 예산으로 조기에 구축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연세대 유완(兪浣)교수도 버스안내시스템의 조기 확충은 승용차 인구를 버스로 유인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며 “아마버스노선망 지도가 없는 대도시는 서울이 유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시민들의 가장 큰 불만인 서비스 문제에 대해 兪교수는“이용시민이 직접 서비스를 평가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면 된다.
***버스 타고픈 환경 조성 시민의 주관적인 평가결과와 시가객관적으로 조사한 평가지표를 함께 이용해 종합평가를 내리고 그결과에 따라 .포상'하면 자연스럽게 서비스 경쟁이 붙을 수 있을 것”란 주장을 펴고 있다.
현재 적자업체 또는 전 업체에 골고루 나눠주는 .보조금'을 잘한 업체에 주는 .포상금'으로 바꾸자는 제안인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서강대 박병소(朴炳昭)교수는“버스서비스는 정시성이 생명”이라며 정시성에 높은 가중치를 주는 방안을 제시하고있다.전문가들의 주장은 이처럼.업자에게 직접 돈을 주는 대책'보다 시민이 스스로 승용차를 버리고 버스를 타는 환경을 서울시가 조성하는데 그 돈을 써야 한다는 의견인 것이다.
〈끝〉 <정리=음성직 전문위원>***팩스좌담 참가전문가*** ^고승영(명지대교수)^김종석(홍익대교수)^김익기(한양대교수)^김창호(서울대 초빙교수)^김형진(국토개발연구원 책임연구원)^박병소(서강대교수)^박창호(서울대교수)^신부용(교통환경연구원 원장)^유완(연세대교수)^이광훈(서울시정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이인원(홍익대교수)^이재림(교통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이종호(경기대교수)^임성빈(명지대교수)^임평남(교통과학연구원 부원장)^전경수(서울대교수)^하동익(교통안전협회)^홍창의(교통과학원 선임연구원)^황상규(교통개발연구원 책임연 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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