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는 31일 공석인 기획조정 총괄에 윤여철(56) 울산 공장장(사장)을 발령했다. 계열사 위아의 김치웅 사장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또 강호돈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울산공장장으로 보냈다. 이번 인사로 현대차그룹 경영진의 세대 교체가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정몽구 회장의 아들로 2006년 기아차 사장을 맡은 그는 환율 불안 등으로 적자 늪에 빠진 회사를 디자인 중시 경영을 앞세워 올 상반기 흑자로 전환시킨 공로를 인정받았다. 또 슬로바키아 공장 등 해외 생산·판매 거점을 다져 글로벌 경기 침체로 해외 경쟁사들의 판매가 줄어드는 가운데서도 올 1∼9월 기아차 판매는 4.4% 늘었다.
정 사장은 현대·기아차의 수출을 전담하면서 내년 목표로 잡은 수출 300만 대를 위해 해외 생산과 영업을 직접 챙길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판매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내년 목표를 올해보다 15% 늘어난 500만대로 잡았다. 이를 위해선 수출을 총괄할 사령탑이 절실한 상황이다.
판매통인 윤 사장은 2005년 울산 공장을 맡아 올해 임금 협상 및 주간 2교대 교섭을 큰 잡음 없이 마무리지었다.
또 내년 주간 2교대 도입에 따라 노조가 전환배치제를 전향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하는 등 노사 협상에 진전을 이룬 공로를 평가받았다. 앞으로 대관 및 노무를 맡을 예정이다.
현대차 그룹 관계자는 “내년 말 글로벌 생산 300만 대 체제가 완성돼 500만 대 판매 달성을 위해선 하루빨리 경영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부회장 인사를 단행했다”며 “연말까지 후속 임원인사를 하고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상품총괄본부를 보강하는 등 조직 개편도 단행하기로 했다. 그룹은 현행 이사·이사대우·상무 직급을 상무로 단일화하는 등 임원 직급 체계도 단순화해 임원 수도 줄일 계획이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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