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 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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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언론사 경제부장단과 오찬 간담회를 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부총리 신설론과 관련, “대통령이 말하면 일사불란하게 따라오던 시대의 향수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부총리가 한마디하면 경제장관들이 따라오는 것이 일사불란하다고 생각하는데 난 생각이 다르다. 요즘같이 복잡할 때는 생각을 달리하는 장관들이 토론해서 결론을 얻는 게 맞다”고 말했다. 또 “대부분의 선진국엔 경제부총리가 있는 나라가 없다”고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건국 60주년기념 세계 지도자 포럼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축사에서 “대한민국은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따라가는 나라에서 이끄는 나라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종택 기자]


이 대통령은 이어 “언론이 대통령이나 정부의 위기 대처가 좀 안이하다고 지적한다”며 “난 기업에 있었기 때문에 다섯 개의 위험이 있으면 항상 7∼8개 정도 걱정하고 대비한다. 더 악조건을 전제로 생각하는 게 습관이 돼 있다. 그렇지 않으면 실패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속으로는 그렇게 대비하더라도 지도자는 가슴속에 품고 행동으로 보여야지 국민들에게 너무 걱정을 끼치는 일은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주가가 폭등한 것과 관련, 이 대통령은 “주가가 오르고 내리는 데 너무 일희일비하면 길을 잃어 버릴 수 있다. 국정을 운영하는 사람은 큰 그림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오전 신라호텔에서 열린 세계 지도자 포럼에서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국제사회의 도움이 컸다는 사실을 우리 국민은 잘 알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따라가는 나라’에서 ‘이끄는 나라’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 금융위기와 관련해선 “그 본질이 세계적인 만큼 해결 역시 세계적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세계화의 급속한 진전으로 상호 의존성이 깊어진 만큼 상호 취약성도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미 통화 스와프, 한·미 공조 네 번째 선물”=이 대통령은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미 통화 스와프 계약 체결과 관련, “강 장관(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국에 가서 미 재무장관,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등과 얘기를 잘한 것 같다. 양측의 협조가 잘된 것 같다”고 강 장관을 격려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한·미 통화 스와프는 한·미 공조가 낳은 결실”이라며 “쇠고기 수입 추가협상, 미 지명위원회의 독도 표기 원상회복, 워싱턴 다자간 회의 참여에 이은 한·미 공조의 네 번째 선물”이라고 말했다.

서승욱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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