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세 노인 킬리민자로 등정-정우용씨 6시간30분만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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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80대 노인이 청.장년도 오르기 힘든 아프리카의 최고봉 킬리만자로에 올라.노익장'을 과시했다.
정우용(鄭又溶.81.서울시마포구노고산동)할아버지는 지난 22일 0시 산악인 오인환(吳仁煥.49.서유여행사대표)씨와 함께 키보산장(4천7백3)을 출발,얼음가루를 동반한 강풍이 몰아치는가운데 6시간30분간의 사투 끝에 정상(Gilm ans Point.5천6백85)에 올랐다.
이날 등반에는 鄭옹 외에 한국에서 같이 간 40~60대 등산객 3명도 동행했으나 페이스 조절에 실패해 정상 직전에서 하산했다. “정상에 오르면 뭔가 신비스러운 것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 곳에는 커다란 분화구만 입을 벌리고 있었을 뿐 삭막함만 감돌았어요.하지만 제 자신의 체력과 인내심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 큰 수확이었습니다.” 킬리만자로 정상의 산소량은 평지의 50% 정도로 희박하며 정상인들의 등정 성공률도 30~40%밖에 안된다.이렇게 어려운 킬리만자로 등정에 鄭옹이 첫 도전장을 내민 것은 지난 2월.당시 정상을 2백여 앞에 두었던鄭옹은 시간에 쫓긴 나머지 오버 페이스하는 바람에 고소증 증세가 나타나 발길을 되돌렸다.
鄭옹은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지 않고 걸어다니는등 하루 5~6시간의 걷기운동을 해왔으며 40대부터 술과 담배를 끊고 채식위주의 소식(小食)을 하고 있다.
킬리만자로에 오른 60세 이상의 한국인 고령자는 93년 배삼진(裵三鎭.당시 73세.한국산악회 부회장).조두현(曺斗鉉.당시66세.한국산악회 부회장)씨와 올 2월 신예순(辛禮順.75.스마일산우회장)씨등 3명이다.이번에 鄭옹은 킬리만 자로에 오른 최고령자의 타이틀을 갖게 됐다.서울인사동에서 소규모 골동품상을운영했던 鄭옹은 1남3녀를 출가시키고 혼자 살고 있다.25일 밤 귀국했다.
〈김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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