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목사 연설유가족.CBS 저작권 시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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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60년대 미국 흑인민권운동의 기수 마틴 루터 킹 목사(사진)의 연설에 대해 유가족들과 미 CBS방송사가 저작권 시비를 벌이고 있다.
킹목사 유가족들은 CBS가 최근 킹목사의 유명한 연설 .나에게는 꿈이 있다'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애틀랜타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CBS는.마이크 월리스(간판뉴스인.60분'의 앵커)와 함께 하는 20세기'라는 다큐멘터리에 이 연설을 삽입,비디오 테이프로 만들어 판매하다 피소됐다.
43분 분량의 이 테이프에서 킹목사의 연설이 차지하는 몫은 12분이나 된다.유가족들은“킹목사가 살아 있을 때부터 이 연설의 저작권이 설정됐다”면서 CBS에“테이프 판매로 얻은 수익금또는 10만달러중 더 큰 금액을 지급하라”고 요 구했다.
이에 대해 앤드루 헤이워드 CBS사장은“우리 방송사가 자체수집한 뉴스물을 재편집,대중 앞에 내놓는 일에는 어느 누구의 승인도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가족측은“연설장면을 담은 필름이 비디오 테이프 판매라는 상업적 목적에 이용되는 이상 우리로서도 정당한 권리를 행사할 수밖에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킹목사의 각종 연설문과 저서는 유가족들에 의해 저작권이 설정돼 있는 상태다.
미국 공화당은 올초 캘리포니아지역 정치광고에서 킹목사의 이 연설 일부를 인용하려다 유가족들의 항의로 취소한바 있다.93년이 연설 전문을 1면에 실었던 USA 투데이지는 유가족들이 소송 움직임을 보이자 1천7백달러로 입막음했다.
[뉴욕=김동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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