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正敎會.언론 논쟁 한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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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종교의 영리행위는 어디까지 용인될 수 있을 것인가.
러시아정교회의 세속적 영리행위를 둘러싸고 러시아에서는 정교회와 언론간에 논란이 한창이다.
현재 러시아언론을 통해 드러난 정교회의 영리행위중 1순위는 석유거래.러시아정교회 자금부가 러시아의 주요 석유수출업체인 국제경제파트너십이라는 회사의 주식을 40%나 소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또 일부에서는 정교회 수장인 알렉세이 대주교가 직접대통령에게 부탁,6백50의 석유를 할당받아 면세로 수출했다는 소문도 있다.
최근 중단하기는 했지만 정교회는 담배수입에도 관여했다.2년전덴마크의 한 담배회사가 담배수입에서 생기는 이윤을 정교회에 헌금한다고 해 시작된 정교회의 담배수입은 한때 러시아의 수입담배10갑중 한갑은 정교회를 통해 수입됐을 정도로 규모가 확대됐었다. 정교회의 역점사업중 또 한가지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은행업이다.아직 정식으로 영업을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명칭 자체가.
정교회은행'이라는 것이 세워졌고 이미 영업중인 은행만도.크리스티안 로시스키은행'.성 가톨릭 크리스트은행'등이 있다 .
교회가 세속적 영리행위에 몰두한다는 지적에 대해 정교회도 나름대로 할 말은 있다.담배수입에 대해서는“인도적 원조형태로 제공된 담배와 술을 판매해 교회예산으로 사용했을 뿐”이라고 해명한다. 은행업에 대해서도“현재의 모든 경제시스템이 은행과 연관돼 작동한다는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러시아 언론도 정교회의 영리행위에 대해 무조건 비난하는 것은아니다.로마교황청처럼 영리행위를 하되 사업현황을 공개하는등 투명성을 지녀야 하며 교회가 권력에 종속되지 않도록 정부의 특혜를 받는데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같은 지적의 이면에는 분명.교회가 그렇게 심하게 장사를 해서야…'라는 못마땅한 감정이 깔려있는 것같다.
[모스크바=안성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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