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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미국 초밥 대중화 주역 남 잘된다고 무조건 흉내 말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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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토다이는 미국에서 유명한 초밥 뷔페 식당이다. 평균 매장 넓이가 3300㎡를 넘을 정도로 크다. 미국 전역에 23곳의 매장을 둔 이 일식당의 사장이 한국인이다. 일본인이 로스앤젤레스(LA)에서 하던 식당을 1997년 인수한 뒤 체인을 크게 늘렸다. 김형민(59·미국명 한스 김·사진) 사장은 “이상하게 미국 초밥집 사장 10명 중 8명 정도가 한국인”이라며 “한국인이 미국에 초밥을 대중화시킨 셈”이라며 웃었다. 토다이는 2006년 국내에도 진출해 3개 매장을 열었다. 세계한상대회 참석차 방한한 그를 28일 서울 서초동 본사에서 만났다.

-원래 엔지니어 출신이었다는데.

“금성사(현 LG전자)에서 PC 개발하는 일을 했다. 미국 전자업체에 취직하게 돼 LA로 이민을 갔는데, 토다이는 우리 부부의 단골집이었다. 마침 창업자인 일본인 사장이 가게를 팔려고 내놓아 인수했다.”

-당시 회·초밥은 미국에서 좀 생소했을 것 같은데.

“아직 회를 먹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 더 많은 시기였다. 그래서 뷔페식인 우리 식당이 더 인기를 끌었다. 미국인들은 날생선이 조금씩 들어간 캘리포니아롤·초밥을 먹으며 생선 이름과 맛을 배운 것 같다. 초창기엔 사람들이 한 시간씩 줄을 서 기다렸다. 하루 장사를 마감하면 직원 네 명이 돈을 셌을 정도로 사업이 잘됐다.”

-성공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나.

“우리 가게가 잘되니 비슷한 초밥 뷔페가 많이 생겼는데, 대부분 망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선한 수산물을 얼마나 저렴하게 대느냐다. 해산물 뷔페는 원가 비중이 매우 높다. 우리는 규모가 있어 매입 단가를 낮출 수 있었다.”

-한국에선 시푸드레스토랑이 최근 2년 사이 난립한 것 같다.

“한국은 남이 잘되면 이를 흉내 내서 가게를 여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외식업체의 흥망 주기가 빠르다. 좀 잘되는 식당이 있으면 그 주변에 비슷한 가게가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다 같이 망하는 것이다. 손익과 경쟁 업체를 확실히 따져서 외식업을 시작해야 한다.”

-경기 때문에 외식업체들이 어렵다.

“우리는 부채가 없다. 빚 내서 매장을 열지 않기 때문이다. 자금이 충분한 회사에 불경기는 기회다. 더 공격적으로 경영할 계획이다. ”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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