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피도컵축구>현대,삼성에 3대1로 승리-챔피언결정2차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수원삼성이 자멸한 경기였다.선수들이 흥분,울산현대 페이스에 말려들면서 거친 플레이로 3명이나 퇴장당해 게임에도 지고 이미지도 구겼다.물론 심판의 매끄럽지 못한 경기운영 탓도 있다.그러나 퇴장의 1차적 책임은 삼성에 있다.현대도 실 력이라기보다삼성선수의 퇴장에 의한 수적 우세로 이긴 경기여서 뒷맛이 개운치 않게 됐다.양팀은 챔피언결정전이란 말이 창피할 정도로 5명이나 퇴장당하는 거친 경기로 일관,한국축구의 앞날을 암담하게 했다. 현대는 16일 수원에서 벌어진 올시즌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삼성을 3-1로 격파,홈 패배의 충격을 곱절로 되갚고 창단 13년만에 리그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지난 9일 울산 원정경기에서 승리,비기기만 해도 창단 첫해 우승신화를 창조 할 수있었던 삼성은 현대의 파상공세에다 파울로 3명이 퇴장,패배를 자초하며 안방축배 대신 눈물로 올시즌을 마감해야 했다.
축성 2백주년을 맞은 수원에서의 2차전은 승부세계를 둘러싼 예측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를 보여준 한판이었다.「홈그라운드 삼성 유리,현대 불리」라는 일반의 예측을 뒤엎은 것은 현대의 맹렬한 파이팅이었다.이에 말려들어 흥분한 삼성선수 들이 펼친 거친 플레이도 현대우승에 일조했다.비겨도 패배라는 배수진을 친현대는 1차전과 달리 눈밝은 플레이메이커 유상철을 미드필드에 포진,초반부터 삼성의 허리를 옥죄며 기회를 노렸다.1분만에 터진 김현석의 오른발 터닝슛을 시작으로 삼성골문을 노크하기 시작한 현대에 짜릿한 골맛을 안긴 것은 전반 31분.유상철이 페널티아크 오른쪽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김현석이 오른발로 감아차 삼성골문 왼쪽을 후볐다.
***[ 25면 「프로축구」서 계속 ] 그러나 현대의 안도는길지 않았다.후반 2분 삼성 바데아의 프리킥에 이은 김진우의 슈팅이 수비수 몸에 맞고 현대 골문으로 휘는 순간,날쌘돌이 이기근이 엉겨들며 오른발 아웃사이드로 밀어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현대에 또다시 구원포가 울려퍼진 것은 후반 18분.역시 유상철이었다.삼성 페널티에어리어 왼쪽 외곽에서 볼을 잡은 유상철이반대편을 바라보며 수비망을 흐트러뜨린 뒤 그대로 오른발로 휘갈긴 중거리포가 삼성골문 왼쪽에 비수처럼 꽂혔다.
3차전을 내다보지 않는 현대의 파상공세.후반 37분 황승주의천금같은 마지막 슈팅이 삼성 골네트를 뒤흔드는 순간 지난 5월11일부터 꼬박 1백90일동안 그라운드의 열전을 지켜보며 주인을 기다리던 라피도컵도 현대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 했다.삼성은창단 첫해 우승을 위해 사력을 다했으나 지나친 욕심이 과열행동을 낳아 패배를 자초하고 말았다.
정태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