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위 풀릴때까지 칠성산 은신한듯-공비추정 괴한 행적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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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洪정표(53)씨 집에 침입한 거동수상자는 과연 강릉 무장공비중 유일하게 행적이 확인되지 않고 있는 이철진(28.소위.침투조)인가.
군당국은 이철진이 아예 침투잠수함에 승선하지 않았거나 이미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지난 5일 인제군북면용대리 인근 야산에서 공작조원 2명이 아군에 의해 사살되자 51일만인 지난 7일군작전종결을 공식 발표했었다.
이철진이 소탕작전 초기 강릉시강동면 칠성산에서 벌어진 아군과의 교전과정에서 부상한데다 공작조와는 달리 고도의 생존훈련을 받은 경험이 없어 이미 칠성산 부근에서 숨져있을 것으로 분석한것이다. 그러나 안기부.기무부대.경찰등 지역합신조는 14일 거동수상자가 침입한 현장확인 결과 대공용의점이 짙은 것으로 보고있다. 洪씨의 집에서 80여쯤 떨어진 과수원 주변 공터에서 칼로 배를 깎아먹은 흔적이 발견되는등 여러 정황이 무장공비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민가침입자가 이철진이라면 그는 58일간 어디서 행적을 숨기고있었으며 도주행로는 어디일까.
군은 여러 정황으로 보아 이철진이 다른 무장공비와는 달리 칠성산 인근에서 장기은신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칠성산에서 안전한 비트를 구축한 이철진은 아군의 경계가 느슨해질 때까지 기다린후 군작전이 종결되자 왕산면 삽당령과 대관령동쪽 능선을 타고 부연동계곡을 거쳐 이날 洪씨의 집에 침입,월북도주에 필요한 생필품을 훔쳐간 것으로 보는 것 이다.
군이 이렇게 보는 것은 공비들의 최초 은신지점인 칠성산에서 洪씨 집까지의 거리는 불과 24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군은 그러나 인제.오대산등지를 떠돌다 월북이 쉽지 않자 시가지로 들어와 해안등을 통해 월북하려 했을 가능성도 배제하 지 않고 있다. 지난 5일 인제군북면용대리에서 아군에 의해 사살된 공작조원 2명이 도주중이던 지난달 8일 버섯등 산채류를 채취하러 갔던 주민 3명을 살해한 국립공원오대산 평창군진부면탑동리 재미재와도 불과 40여㎞쯤 떨어진 곳이기 때문이다.洪씨 집 에서 휴전선까지는 1백여㎞거리다.

<강릉=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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