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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밝힌 南總聯 '민족해방군' 실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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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공권력을 두려워하지 않는 최고의 투쟁조직-.」 12일 경찰에 조직원 26명이 검거되면서 조직결성과 투쟁노선.훈련방법등이드러난 남총련 산하 「민족해방군」은 시위진압에 나선 전경들에게가장 두려운 존재로 인식돼 왔다.경찰은 이들이 대학별로 군대식편제를 갖추고 조직원으로 가입할 때 혈서를 쓰게 하는 등 철저한 조직관리를 해왔을 뿐 아니라 정기적인 산악훈련등을 통해 시위능력의 향상을 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광주전남지역 17개 대학생들로 구성된 「민족해방군」은 조직원이 8백여명에 이르러 전국 학생운동조직중 가장 큰 규모로 93년부터 각종 시위에서 선봉대.사수대 역할을 해왔다.이 조직은 88년 각대학에 투쟁조직이 건설된 뒤 93년 제2 기 남총련에의해 정식 전투조직으로 꾸려졌다고 경찰은 밝히고 있다.이들은 전남대 「오월대」.조선대 「녹두대」등 대학별 조직 아래 중대.
소대등 군대식 편제를 유지해 왔는데,「오월대」의 경우 단과대별로 「죽창」「비호」「불꽃」「진달래」등 4개 중대에 50명씩 두고 1개 중대당 3개 소대가 있다는 것.
지휘체계 역시 군대식으로 총대장격인 남총련의장이 투쟁국장에게지시한 내용을 각대학 책임자가 중소대장.조직원에게 체계적으로 전달해 왔고 이 때는 「오후5시30분」을 「1730」으로,「화염병 제작」은 「꽃꽂이」라고 하는 등 은어를 사 용해 조직은폐에 주력하기도 했다.
조직원 충원은 매년 신학기에 대자보.학내신문을 통해 공개모집하기도 했다.경찰이 밝힌 95년2월22일자 모대학 총학신문에는「혁명전사대를 들어 보셨습니까.전사대는 학원민주화.민족해방의 선봉대입니다.미제와 매국노를 쳐부수고 조국을 통일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죠.쉽게 말해서 관제언론이나 정부에서 말하는 단순.무식.과격한 폭력집단이며 반국가단체랍니다」라는 「전사대 모집공고문」이 실리기도 했다.특히 정식 조직원으로 받아들일 때오른쪽 약지를 물어뜯어 혈서를 쓰게 하고 선언문낭독.부대가제창등의 통과의례를 치르기도 했다.
이들은 시위능력을 높이기 위해 정기적인 전술.실전훈련을 실시해 왔다.실제 이들은 지난해 7월15일부터 사흘 동안 지리산에서 화염병투척.격투기수련은 물론 뱀사골.피아골을 돌아오는 산악구보등 체력훈련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이번에 검거 된 26명중중대장급은 호남대 「전사대」산하 「횃불중대」장 尹모(19.행정2)군 1명이고 16명이 1,2학년 학생이어서 「민족해방군」조직의 전모를 파악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주장도 있다.

<광주=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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