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재킷을 입은 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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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호 15면

올해 ‘롯데 면세점 패밀리 콘서트’의 마지막을 장식한 가수 비(정지훈)는 타오를 듯 붉은 재킷을 입고 무대에 올랐다. 이날의 현장 분위기를 잠시 전하자면, 올림픽 잠실 체조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까만 무대 위에 갑자기 등장한 붉은 점에 일제히 빨려 들었고, 이 빨간 점이 공처럼 튕겨 다니자 관객의 몸과 시선도 함께 종횡무진 움직였다. 역시 빨간색과 검은색의 매치는 최고의 명시성을 자랑한다.

“왠지 자꾸 붉은색이 좋아져요. 파아하~.” 최불암 아저씨가 붉은 스웨터를 입고 예의 그 한숨인 듯 꺼지는 웃음으로 카피를 날렸던 드링크 광고를 기억하는지. 이 카피를 만든 카피라이터는 숙제를 풀기 위해 시장을 돌다 생기 넘치는 붉은색 옷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생각해 보면 붉은색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을 이룬다. ‘붉은 악마’를 비롯해 강한 열정과 에너지를 표현할 때 주저 없이 꼽히는가 하면, 주책 없는 노인네들이나 선호하는 촌스럽고 천박한 컬러로 전락하기도 일쑤. 하지만 생기 넘치는 포인트 컬러로 최고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그렇다면 이 붉은색은 어떻게 소화하면 좋을까. 물론 평상복으로 붉은 재킷을 추천하진 않는다. 하지만 특별한 모임이나 연말 파티복으로 선택하겠다면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때, 비의 스타일링을 살짝 참조해 볼 것. 눈부시게 붉은 재킷과 가장 잘 어울리는 이너웨어는 흰색 또는 연하늘색 셔츠다.

그러나 지나치게 명시성이 강한 컬러 매치라 너무 튈까 살짝 걱정된다면 조끼를 이용해 보라. 비처럼 가죽 조끼를 입으면 세련된 느낌을 낼 수 있고, 검은색 테일러링 조끼를 받쳐 입는다면 무난한 센스로 평가받을 수 있다. 상반신 스타일링이 이 정도 준비됐다면 하의는 캐주얼하게 청바지와 로퍼(끈이 없는 구두)를 매치해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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