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박사의부모고민상담>잦은 이성친구 전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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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문:중2 아들이 집에 들어서기 무섭게 여자애들로부터 전화가 걸려옵니다.전화기를 방에 갖고 들어가 한시간이 넘게 통화하기도합니다.바꿔주자니 화가 나고 이성에 신경쓰느라 성적이 떨어질까봐 걱정됩니다.

<서울송파구가락동에서 김미애> 답:요즘 아이들은 이성친구에게전화를 걸었을 때 이름도 당당하게 밝히며 바꿔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부모입장에선 얄밉기도 하고 받아들이기 힘든 행동입니다. 한명의 이성친구가 계속해 전화해올 땐 그 친구에 대해 아이와 같은 관심을 가져보세요.『그 애도 이번 시험 잘 봤대』또는 『오늘은 그 친구 기분이 안좋은가 보다』하는 식으로 아이에게 말을 걸어보는 겁니다.
여러명의 이성친구에게서 전화가 올땐 그 친구들에게 부모가 관심을 갖고 있고 누구인지 알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려주세요.길에서 만나면 『네가 전화한 구나.학원가니』하고 말을 건넵니다.장난기나 불량한 태도로 전화거는 친구에 대해선 일단 아이에게 전화를 바꿔주세요.대신 통화가 끝난 후 『친구의 그런 전화태도는엄마가 싫어한다』고 분명히 아이에게 일러주세요.
아이가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 때 전화가 오면 친절한 목소리로『지금은 받을수 없는데 전할 말 있으면 전해줄게』하고 답해주세요.그리고 아이가 공부를 끝낸 뒤 『이런 아이가 전화했었는데 공부에 방해될까봐 나중에 전화하라고 했어.바꿔줄 걸 그랬니』하고 물어보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해합니다.
통화를 길게 할 땐 엄마.아빠에게도 전화를 쓸 일이 있다고 알려주세요.통화시간을 미리 정해주는 것도 좋습니다.전화가 너무자주 올 땐 『네가 꼭 받고 싶은 전화만 바꿔주겠다』고 제한해주세요.그리고 어느 정도는 비밀스럽게 얘기하게 놔두세요.아이가전화로 주고받는 내용을 곁에서 들으며 참견한다든지,다른 전화기로 몰래 엿듣는 것은 절대로 해서는 안됩니다.
이성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는 이유만으로 야단치면 부모 몰래호출기를 살 수도 있고 공중전화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오후11시가 넘어 공중전화부스에서 전화하고 있는 아이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성친구에 대해 부모와 터놓고 대화할 분위기를 만들어주는게 좋습니다.
한숙자<교육심리학 박사.연세대 강사> *「한박사의 부모고민상담」은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들의 상담실입니다.
팩스(02-751-5627)및 서신상담(서울중구순화동7 중앙일보사 편집국 생활부 담당자 앞,우편번호 100-759)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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