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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選길목이것이궁금하다>김대중총재는 萬年2등 가설의 虛實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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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총재는 파란과 곡절의 정치역정에서 국회의원에 여섯번 당선됐고,대통령 출마를 세번이나 했다.그러나 그는 언제나 야당이었다.내년의 15대 대선에서 그는 생애 네번째이자 마지막으로 대선에 도전할 것으로 점쳐진다.여 권과 일부 야권에선 내년 대통령선거에서도 金총재는 2등을 할 것이라고 예측한다.여권은 아예 「DJ=2등」이라는 가설을 놓고 내년 대선구도와 전략을 짜는 인상이다.그러나 金총재와 국민회의측은 이를여권의 대선 매터도라고 몰아붙이며 어 느 때보다 金총재의 집권가능성이 높다고 반박한다.金총재의 만년 2등설(說)의 허실을 짚어본다.
[편집자註] 정치권에서 떠도는 「DJ 만년2등」가설이 여권에선 정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역대 선거결과와 최근의 몇몇 여론조사 결과를 들며 김대중(金大中)총재가 나오는 한 내년 선거역시 승리한다고 장담하고 있다.야권에서도 이를 시인하는 인사 들이 적잖다.물론 金총재 진영과 열렬한 그의 지지자들은 펄쩍 뛰며 반박한다.
신한국당의 예비주자 9룡(龍)은 한결같이 『DJ를 꺾을 수 있다』고 장담한다.주자뿐만이 아니다.여권의 한 핵심인사는 『최근 9명의 예비주자와 DJ를 맞대결시키는 여론조사를 해보니 누구를 내세워도 이길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주장한다.
주목되는 것은 신한국당이 「JP가 지원하는 DJ단일후보」에 대해서도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민주계를 비롯한많은 인사들은 『JP가 DJ의 손을 들어주면 충청표는 JP에게도 등을 돌릴 것』이라고 단언한다.
재미있게도 이런 분석에는 자민련쪽에서도 동조자가 있다.TK세력인 김복동(金復東)부총재는 『DJ나 JP가 아닌 제3인물로 단일화해야 이길 수 있다』고 말해 파문을 부르기도 했다.여권의「김대중 2등」가설은 철저한 영.호남 지역대결 구도에 뿌리를 두고 있다.신한국당 고위당직자는 『DJ표가 많지만 또한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호남이 똘똘 뭉쳐 그를 지지하지만 그만큼 다른 지역에선 철저히 외면당한다는 것이다.
사실 통계적으로 지난 두차례 선거에서 DJ는 경상.강원도등 국토의 동쪽 절반으로부터는 10%정도 밖에 얻지 못했다.그로서는 극복해야 할 최대의 벽인 셈이다.
「DJ 2등론」의 또다른 축은 세대교체론이다.김윤환(金潤煥)고문등은 『DJ는 애처롭게 이를 부인하지만 21세기를 향하는 시대적 대세가 이미 양金을 떠났다』고 진단한다.
여권에서 이 가설을 입에 올리는덴 다분히 상대교란을 노리는 심리전 성격이 강하지만 실제 상황을 그렇게 분석하고 있는 측면도 없지 않다.신한국당 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은 『DJ가 이를눈치채고 안 나오면 더 큰일』이라고 말했다.즉 DJ와 JP가 합쳐 제3의 인물을 내세운다면 여권으로선 가장 곤혹스럽다는 설명이다. DJ 2등론은 야권,특히 국민회의 내부에서도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솟구친다.김상현(金相賢).정대철(鄭大哲)씨 같은이들은 공.사석에서 공공연히 『이제 DJ로는 안된다』고 외친다. 金총재 진영에선 털끝만큼도 이 가설을 믿지않는다.DJ 지지자들은 『여권의 교란책이고 선전술』이라고 흥분한다.DJ측은 「과거 2등」은 불공정이 낳은 서자(庶子)라고 주장한다.여당의 막대한 자금,편파적인 공권력.방송,여권의 용공조작.
이런 것들이 그들이 열거하는 불공정이다.참모들은 『게임룰만 공정하면 이긴다』고 확신에 차있다.DJ측은 여러 정황으로 보아「내년엔 1등」이라고 주장한다.정권교체 염원이 어느 때보다 강한데 대안은 역시 DJ라는 공감대가 넓다는 것이다 .선거때마다그를 옥조여온 색깔론도 상당히 엷어졌고 20~30대에선 지역차별도 덜하다는 얘기도 덧붙여진다.
게다가 측근들은 대선 4수에 대한 동정심까지 슬며시 얹는다.
한 핵심측근은 『김영삼(金泳三)대통령정부의 무능이 DJ의 실력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고 기뻐한다.
대선전까지 아직도 1년여.현 상태에서 「DJ 만년 2등」가설은 오륙도 같다.보는 쪽에 따라 섬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다. 분명한 것은 이 가설이 앞으로 수차례의 검증단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DJ+JP연합 형태,남북관계등 외부환경,여당후보의 결정,DJ변화정책의 성공여부등.내년이면 만 74세.그의 건강도 빼놓을 수 없는 검증과목이 될 것이다.

<김석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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