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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걸 식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미국의 흑인감독 스파이크 리의 팬이라면 9일 개봉되는 『걸 식스』(원제 Girl 6)에 다소간의 당혹감과 실망을 느낄 것이다.『똑바로 살아라』『말콤 X』등 할리우드에서 유일하게 흑인의 시각에서 인종문제를 다룬 문제작들을 만들어 온 그가 왜 『걸 식스』를 만들었는지 언뜻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걸 식스』는 흑인이 주인공이고,무대가 브루클린의 흑인마을이며,경쾌한 리듬의 음악과 톡톡 튀는 듯한 화면,도전적이고 재치있는 대사등 스파이크 리적인 요소들을 지니고 있긴 하지만 이전작품들과 같은 문제의식은 약해졌다.그렇지만 스파 이크 리에 대한 기대치를 떠나 가벼운 마음으로 관람하기엔 적당한 섹스 코미디다.작품의 소재는 폰 섹스.주인공 주디(테레사 랜들.사진)는여배우 지망생이지만 오디션에서 윗옷을 벗으라는 요구를 받아들일수 없어 뛰쳐나온다.돈을 벌어 로 스앤젤레스에 진출하는 게 꿈인 그녀는 노출이 필요없는 전화섹스 서비스업체의 「걸 식스」로취직한다.배우 지망생다운 연기력으로 단숨에 인기가 치솟지만 변태적인 상담 대상의 협박을 계기로 가치관의 혼란과 실의에 빠지게 된다.
스파이크 리 감독은 폰 섹스라는 가짜 사랑과 연기라는 거짓 실제가 지닌 위험성을 통해 현대 소비문화를 비판하는 듯하다가 끝에 가선 주디가 독립적인 여성으로 새출발한다는 페미니즘적으로맺음한다.틴 타란티노.마돈나.나오미 캠벨등이 단 역으로 출연한다.
이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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