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 김재식 우승 이변-한국테니스선수권 남자단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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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노장 김재식(31.LG정유)이 국내 최고권위의 한국테니스선수권대회에서 예상을 뒤엎고 첫 남자단식 패권을 차지했다(4일.장충코트).
김재식은 제51회 한국테니스선수권대회 남자단식 결승에서 박승규(산업은행)에게 3-1(6-4,1-6,6-1,6-1)로 승리,2백만원의 우승상금을 거머쥐었다.
김은 첫 세트를 6-4로 따낸뒤 2세트를 6-1로 내줘 이번대회 최대돌풍을 몰고온 박승규의 희생양이 되는 듯했으나 3세트부터 특유의 강력한 포핸드스트로크로 두게임만 내준채 내리 2세트를 따내 승부를 마감했다.코트은퇴를 눈앞에 둔 김의 우승은 예상밖이었다.
김은 울산대 1년이던 85년 일찌감치 재목감으로 꼽혀 국가대표로 발탁되며 각광을 받았다.89년 아시아선수권에서 단.복식을석권하는등 국내외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며 절정기를 구가했으나 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노메달의 수 모를 당한뒤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대표팀에서 물러난 93년까지 배남주(현 양천구청감독)와 함께호남정유(현 LG정유)최강시대를 구축했으나 지난해 실업연맹전 우승을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특히 한국선수권과는 인연이 없어 89년 결승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더욱이 소속팀 LG정유가 4년동안 신인선수를 뽑지 않는등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보여준 투혼이었기에 김의 우승은 더욱 값진것으로 평가된다.
173㎝의 김은 특유의 「독기」어린 플레이와 두뇌플레이가 돋보인다.특히 지난 91년 선수출신 정미정(27.전 명지대선수)씨와 결혼,아들 상욱(4)군과 단란한 가정을 꾸리면서 꾸준한 연습을 할 수 있었던 것이 우승을 차지한 밑거름이 됐다.
신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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