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버전업' 시키는 21세기 마술-IT 투자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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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회사의 2000년 장래가 정보기술(IT)능력에 달렸다.』 전자.자동차.화학등 산업계 전반에 걸쳐 정보기술을 주무기로 한전사적인 경영혁신 바람이 불고 있다.
기업마다 2000년께 혁신상품을 선보이고 고객의 욕구에 즉각대응하기 위한 체질개선 수단으로 컴퓨터.멀티미디어및 이들을 움직이는 소프트웨어등 정보기술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외 기업들은 최근 정보기술로 중무장하는 「대수술」작업에 막대한 비용을 들이고 있다.
전사적인 정보기술 체제 도입에 나선 기업고객의 주문이 몰리는삼성데이타시스템(SDS).LG-EDS등 정보기술시스템 구축 업계의 올해 매출은 전년대비 50% 이상 신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외부업체에 대한 IT설계용역 수주액이 국내 최대인 앤더슨컨설팅 한국법인의 인력은 94년 이래 해마다 약 2배씩 늘어나 올해 1백90명이 됐으며 2000년까지 6백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 회사 이재형(李在亨)대표는 『국내 IT산업은 올해 30만명의 인력에 연간 30조원의 시장으로 커졌다』고 분석하고『IT수요가 전문화되면서 컨설팅 시장의 용역비 규모만도 2조~3조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기업의 정보통신 인력도 급증하고 있다.삼성.현대.LG.대우등4대 그룹은 지난해 대졸 신입사원 4명중 1명꼴로 정보통신 인력을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통신은 올초 대규모 경영혁신에 나서 전화요금 계산.고장수리등 고객의 불편사항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통합고객시스템」구축을 위해 2000년까지 1천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물류.네트워크등의 재구축을 위해서도 수천억원을 투자한다.미국전신전화(AT&T)는 이같은 혁신을 부분 시행중이다.
LG화학은 영업사원이 거래처를 방문,제품이 다 팔렸을 경우 현장에서 PC로 청주.광주등 전국 10여개 물류센터의 비축물량과 전남 여천공장등의 생산능력을 즉시 파악할 수 있는 체제를 도입하고 있다.
아울러 연말에 전산팀을 「정보전략팀」으로 확대 개편,「전세계IT네트워크」를 2000년께 구축할 계획이다.미국 듀폰은 전세계 임직원 누구와도 화상회의를 통해 즉시 의사결정을 내리는 체제를 98년 완성한다.
하나은행은 고객이 은행을 방문한 것과 똑같은 효과를 거두는 무인(無人)은행단말기 개발에 나서 고객의 편리를 도모하고 유통망 비용을 절감키로 했다.무인 은행단말기는 화상회의기기와 터치패널로 작동된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LG전자.만도기계등은 세계시장의 초우량기업과 맞서기 위해 지난해부터 정보기술을 활용한 전사적인 리엔지니어링을 진행중이다.
이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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