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寒帶 실내서 재현-에너지硏 인공기후 실험棟 완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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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북극에서 적도까지-.지구의 다양한 기후를 한 건물안에서 재현해볼 수 있는 「인공기후(人工氣候)실험동(사진)」이 만들어졌다.한국에너지기술연구소(소장 孫永睦)는 최근 대덕연구단지내 연구소 한켠에 3층 건물규모의 기후 실험동을 건립,지 난달 31일준공식을 가졌다.
이번에 준공된 실험동의 특징은 동(棟)내에 실험용 2층짜리 연립주택 한채가 들어서 있다는 것.이를테면 「건물속의 건물」형식인데 바깥건물(실험동)이 각종 기후상태를 인공으로 만들어내는「장치」라면 안쪽건물은 피실험체인 셈.연구소측은 『각종 기후조건에 따른 건축자재의 내구성 테스트등 건물 에너지절약 관련 연구에 이 실험동을 집중적으로 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현재 이실험동으로 재현가능한 온도범위는 섭씨 영하25도에서 영상50도로 사시사철 관계없이 열대에서 한대 까지 기후를 재현할 수 있다.말하자면 이는 건물 한채를 거대한 냉장고와 온장고에 「넣었다,뺐다」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로써 온도변화에 따른건축자재등의 부식과 균열,화학적 변화등을 관찰할 수 있다.
연구소측은 장차 인공태양을 마련하고 인공 강우(降雨).강설(降雪)장치까지 갖춰 웬만한 기후는 다 조작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소 건물설비연구팀 경남호(慶南浩)박사는 『현재 건물에너지 소비가 국내 전체 에너지 수요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며 『자연적인 기후상태에서 최소 수개월 이상 걸리는 창호(窓戶).건물난방 실험등을 이 실험동을 이용하면 수 일내에 끝낼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준공된 인공기후실험동은 국내에서 규모가 가장 클뿐만 아니라 자체기술로 제작돼 향후 관련설비의 보급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현재 국내에서는 산업체.대학.국방기관등에서 자동차성능테스트.가전제품실험.탱크등 군용무 기 성능실험에줄잡아 수백여개의 인공기후설비가 이용되고 있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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