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피도컵축구>신생 수원삼성 후기 우승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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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신생팀의 리그우승-.한국 프로축구사상 첫 기록이 될 수원삼성의 후기리그 우승은 기존 팀들의 집중 견제속에 이뤄져 더욱 값지다. 83년 5월8일「슈퍼리그」라는 이름으로 한국 프로축구가막을 올린 이후 신생팀이 우승을 차지한 일은 없었다.원년리그에서도 82년 12월17일 창단한 유공과 83년 12월3일 프로로 전향한 대우가 화려한 라인업으로 정상을 노렸지만 우승은 80년 12월20일 창단된 국내 프로1호팀 할렐루야(현재 실업으로 전환)에 돌아갔다.지난해까지 3연속 우승을 차지한 일화도 89년 3월18일 창단후 첫우승을 차지하기까지 4년을 기다려야했다.한마디로 「창단 첫해 리그우승」은 신생팀엔 오르지 못할 나무였다.
그러나 삼성은 올시즌 ▶경험부족▶기존 팀들의 집중 견제▶올림픽대표 차출▶몰수게임 파동등 「4중고」의 가시밭길에서 자력으로우승을 일궈냈다.삼성은 주전 대부분이 대졸신인으로 이뤄진데다 그마나 고비마다 올림픽대표 6명이 빠져나가 전기 리그 막판에 우승권에서 탈락하는 쓴맛을 봤다.『신생팀에 우승을 내줄 수는 없다』며 매번 최강의 진용으로 맞선 기존팀들의 견제는 삼성이 매경기 전력을 극한까지 소모하게 만들었다.
지난달 2일 포항과의 경기에서 당한 몰수패는 삼성에 치명타와같았다.선두다툼을 벌이던 포항에 승점3점을 거저 내줬고 설상가상 김호감독이 8경기 출장정지당해 관중석에서 팀을 원격조종해야했다.그러나 삼성은 이후 7경기 연속 무패행진 을 벌이며 수직상승하는 괴력을 보였다.
삼성의 우승은 구단측의 파격적 지원과 김호.조광래 코칭스태프,그리고 선수간의 완벽한 호흡이 이뤄낸 것이다.특히 타구단에서방출된 노장들의 오기와 대졸스타들의 엘리트 근성이 하나로 뭉쳐최강의 팀워크를 보여줬다.만약 삼성이 챔피언결 정전마저 휩쓸어「절반의 우승」에서 완전우승을 이뤄낸다면 좀처럼 되풀이되기 어려운 「신화」로 남게 될 가능성이 크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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