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리포트>옐친 來週 수술 權力 투쟁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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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다음주중 수술을 받게될 가능성이높아지면서 모스크바 정치권에 복잡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옐친대통령은 의료진의 권고를 받아들여 모든 회의를 미룬채 수술에 대비하고 있고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총리를 중심으로한 내각도 과도기간에 권력집행을 원활히 하기 위한 막바지 준비작업에 한창이다.현재 가장 긴장감에 휩싸인 집단은 옐친의 심장수술을 담당할 미.러 합동의료팀이다.이번 수술에 특별한 어려움은 없지만 옐친이 고령인데다 만의 하나 잘못될 경우 러시아는 물론 세계 전체에 몰고올 파급이 워낙 심각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마이클 드베이키 박사는 초미의 관심으로 떠오른 수술일자에 대해 수술은 『4일(화요일)의료진의 회합이후 수~금요일등어느날이든 가능하다』고 말했다.또 수술실패율도 2~4%에 불과해 큰 문제가 안된다고 말한다.그러나 수술받은 뒤 6주에서 2개월동안의 요양기간이 필수적이어서 필연적인 권력공백이 생긴다.
바로 이 권력공백 기간에 옐친의 라이벌들과 3두 섭정체제의 핵인 아나톨리 추바이스 행정실장간의 피나는 권력경쟁이 불을 뿜을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의 정치분석가와 언론이 밝히고 있듯 현재 크렘린은 체르노미르딘 총리와 추바이스 행정실장,타티아나 디아첸코 옐친 대통령의 막내딸등 3인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이들이 권력을 행사할수 있는 배경은 옐친이라는 막강한 카리스마가 지 원해주고 있기때문이다.따라서 옐친이 크렘린을 공식적으로 비울 수밖에 없는 2개월여동안 옐친의 정치적 라이벌들이 펼칠 정치파상공세에 3인통치가 과연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대응해낼지가 관심거리다.
옐친의 와병을 이용해 권력확대를 추구해온 추바이스는 지난달 30일 국가안보위까지 사실상 장악,현재 최고의 권력을 휘두르고있다. 국영방송 ORT의 사장이면서 최대 금융그룹 로고바즈의 회장으로 자신의 측근인 보리스 베레조프스키를 국가안보위 부서기로 임명,안보위를 사실상 장악했기 때문이다.
그의 이같은 노골적 움직임에 겐나디 셀레즈뇨프 국가두마 의장은『정실에 치우친 편파인사』라고 비난하며 『추바이스를 해임하라』고 즉각 반발,3두체제 흔들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이런 가운데 전임 경호실장 알렉산드르 코르자코프가 러시아 권부에 의해 감옥에 갈지도 모를 정도의 압박을 받자 『권력의 비밀을 폭로할비밀서류를 스위스은행에 넣어두었다』고 밝혔다고 알려져 옐친의 수술을 앞둔 러시아 정가의 혼란이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모스크바=안성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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