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制裁6년이라크를가다>下.한국기업등 특수잡기 각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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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제 조금만 더 참으면 된다.』 바그다드 시민들의 그늘진 얼굴 뒤에는 조만간 지긋지긋한 「엠바고(경제제재)」가 해제될 것이란 희망이 자리잡고 있었다.1주일여동안 바그다드에서 만나본정부관리와 시민들도 엠바고 해제가 멀지 않았다는 사실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국립 바그다드대 정치학부의 니자르 알 안바키(48)학장은 『국제여론은 이라크편』이라며 『이미 지난 5월 유엔과 합의한 1단계 석유금수 부분해제가 미국대선뒤 늦어도 내년초부터 실시될 것』으로 내다봤다.바그다드에선 벌써부터 제재 해제 이후 이라크특수를 놓치지 않으려는 각국 기업들의 각축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었다.
이미 프랑스가 2곳,러시아가 1곳의 대형 유전개발을 이라크 정부로부터 약속받았다.이라크는 세계2위의 석유매장량(1천1백20억배럴)을 갖고 있는 자원부국이다.
이라크 정부는 당장 엠바고가 해제되는대로 현재 80만배럴인 하루 석유생산량을 걸프전 이전의 3백만배럴 규모로 높이고 2000년대 초까지는 이를 다시 6백만배럴까지 배가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과거 이라크 건설시장에서 얻었던 성과를 바탕으로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특히 이라크 정부는 현대건설이걸프전이후 서방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바그다드 지점을 존속시키고 있는데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한얼상사.삼성물산.유공.석유개발공사등 4개사는 컨소시엄을 구성,3년째 이라크 정부와 유전개발 협상을 벌이고 있다.또 삼성.현대.LG.효성등은 1일부터 열리는 바그다드 국제산업박람회에걸프전이후 처음으로 참가를 결정,이곳 바그다드 옵서버지에 소개되기도 했다.현대건설 바그다드지점의 임철휘(林哲輝.49)지점장은 『이곳에서 코리(한국).현다이(현대)를 모르는 사람이 거의없다』면서 『우리 기업들이 착실히 준비하면 제2의 중동붐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바그다드=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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