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장관을 역임한 저명한 정치인이 10여년동안 옛소련의 KGB등 동구공산권을 위해 간첩활동을 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져 프랑스 정가가 때아닌 스파이 파동에 빠져들고 있다.
프랑스의 시사주간 렉스프레스는 최신호에서 샤를 에르뉘 전국방장관(81~85년.사진)이 최소 53년부터 63년까지 KGB등동구공산권 정보기관으로부터 공작금을 받으며 첩자 노릇을 했다고폭로했다.이 잡지에 따르면 불가리아의 첩보부대 (KDS)는 당시 고급정보에 접근할 수 있고 정치적 장래가 밝은 프랑스 정치인을 물색한 끝에 51년 사회당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에르뉘에게 접근,매수에 성공했다는 것이다.에르뉘는 냉전에 돌입한 이 시기에 프랑수아 미테랑등 주요 정치 인의 활동과 프랑스 국내정치상황을 주기적으로 보고했으며 나중에는 KGB.루마니아와도 손을 잡았다.그는 당시로서는 거액인 매달 1만~1만5천프랑(약1백60만~2백40만원)을 공작금으로 받았다.에르뉘는 81년 대선에서 승리한 미테랑 전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국방장관에 기용됐으나 85년 프랑스 첩보부대원이 저지른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의 레인보 워리어호(號) 폭파사건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에르뉘의 첩자활동 사실은 92년 가을 프랑스첩보국(DST)에의해 탐지됐지만 이미 그가 죽은 뒤였다.
파리=고대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