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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구멍뚫린국가시설><전문가기고>4.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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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국가 중요시설 경비는 아무리 엄격하게 관리하고 통제해도 지나침이 없다.특히 요즘같이 테러나 산업스파이등 범죄위협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시점에서는 안전및 경비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크게 부각되고 있다.
60년대이후 급속한 경제발전을 거듭해온데 반해 경제발전의 터전인 산업시설이나 연구시설,그리고 국가 중요시설들에 대한 안전및 경비운용 실태는 몇몇 시설물을 제외하고는 아직도 60,70년대 행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국가 중요시설에 대한 안전및 경비가 효율적으로 관리.유지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청원경찰과 용역경비가이원적으로 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청원경찰에 대한 임금은 시설주가 지급하고 배치및 교육훈련은 관할 경찰서장이 감독하며,경비기기 설치및 운용은 생산업체인 방범기기 제작회사나 용역경비회사에서 담당하고 있어 전반적인 통일을 꾀하기 어렵다.이런 이유로 청원경찰의 효율적인 운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따라서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국가 중요시설의 안전관리및 경비를 위해서는 청원경찰과 용역경비의 일원화가 시급하다. 둘째,민간경비원들의 전문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미국.일본의 경우 국가 중요시설이나 원자핵물질 운반수송까지도전문자격증을 가진 민간경비원들에 의해 경비가 이뤄진다.따라서 우리나라도 미국.일본등과 같이 경비업무의 전문화를 위한 업무분야별 자격증제도를 하루빨리 실시할 필요가 있다.
셋째,경비원들을 전문적으로 교육.훈련시킬 교육훈련기관이 없는것도 문제다.경비업이란 경비회사가 고객에게 경비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경비료를 지불받는 것이기 때문에 양질의 경비서비스 제공을 위해선 경비원들에 대한 신임교육.보 수교육.직무교육등을 위한 통일된 교육훈련기관이 필요한 것이다.양질의 경비서비스란 결국 전문화되고 숙달된 교육훈련을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넷째,국가정책상의 지원이 미흡한 실정이다.따라서 경비원 교육훈련기관에 대한 재정적 지원 ▶기계경비 육성발전을 위해방범기기 생산업체에 대한 기술지원및 세제상 지원 ▶전문화된 고급경비인력 양성을 위한 민간경비학과 설치등이 필요하다.
또 민간 경비업체들도 국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다양한 보험정책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국가 중요시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경찰과 민간경비의 협력증진이 선행돼야 한다.범죄발생을 사전에 예방하고재발방지를 위해 관할지역안에서 발생가능한 범죄에 대한 정보교환이나 책임자 간담회,범죄발생의 비상연락및 경보대 응절차등을 사전에 수립해둘 필요가 있다.
국가경제 발전과 더불어 그 비중이 날로 커져만 가는 국가 중요시설에 대한 안전관리는 경찰과 국민 모두가 전문성과 수익자 부담원칙에 입각해 새로운 경비개념을 확립하고 인식을 바꾸는 것부터 시작돼야 한다.
이윤근 〈동국대교수. 경찰행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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