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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비리 검찰수사 이모저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서울 시내버스업계 비리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는 「시민의 발」을 볼모로 한 요금인상이 업자들의 배만 불린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있다.
한편 「복마전」이란 소문이 사실로 확인된 서울시는 민선시장 출범후 최대의 스캔들인 이번 사건에 대해 모두 할말을 잊은채 침통한 표정이었다.
…검찰이 이번 수사에서 가장 애를 먹은 부분은 상상을 초월한「외압과 청탁」이었다는 후문.
수사확대를 막고 관련자들의 선처를 호소하는 정계.법조계 인사의 로비.청탁이 수사기간 내내 폭주해 최환(崔桓)검사장까지 나서서 수사팀을 「엄호」할 때가 여러번 있었다는 것.
한 검찰관계자는 『수사를 맡은 특수3부 안대희(安大熙)부장검사를 비롯,수사 관계자들이 도저히 뿌리치기 어려운 인사들로부터압력성 로비가 들어와 崔지검장이 버스업계 비리의 구조적 심각성을 수시로 설명해야했다』고 소개.
또 일부 버스업체들이 주동이 돼 추석을 전후해 전면파업이라는실력행사를 통해 검찰수사를 방해하려고 해 검찰이 수사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제스처를 쓰기도 했다고.
…사건수사를 총지휘한 한부환(韓富煥)서울지검 특별범죄수사본부장은 기자들의 『이번 버스노선 조정관련 비리수사와 현재 진행중인 중하위직 공무원 사정을 공직사회에 대한 「제2사정」의 신호탄으로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주저없이 『된다』고 답변,공무원비리에 대한 지속적 수사계획을 밝혀 주목.
…검찰은 서울시 공무원중 일부는 뇌물수수 사실이 적발당할 경우를 대비해 고아원등에 뇌물중 일부를 기탁하고 영수증을 받아놓는등 치밀한 범죄수법을 보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뇌물수수 사실이 적발되면 버스업자들로부터 불가피하게 받아 이를 전액 사회복지단체에 기부했다고 주장,형사처벌을 모면할 생각으로 인근 E고아원.H맹아원등에 뇌물일부를 기탁,영수증을 보관하는 치밀함을 보였다는 것.
…서울시는 이날 오전 조순(趙淳)시장 주재로 고위간부회의가 열렸으나 참석자들 모두 침통한 표정으로 초상집 분위기.
趙시장은 이날 회의에서 『시민위주의 시정을 펼치기로한 민선시대에 이같은 불미스런 사태가 터져 매우 가슴 아프다』며 『인사조치 차원에서의 미봉책이 아닌 행정쇄신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언급.
특히 趙시장이 야심작으로 내놓은 혼잡료징수등 「교통대책」을 총지휘한 김동훈(金東勳)전교통관리실장,조광권(趙匡權)전교통기획관이 줄줄이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자 趙시장이 큰 충격을 받았다는 후문.
강홍준.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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