탬파베이는 지난 10시즌 동안 아홉 차례 동부지구 최하위를 기록한 ‘꼴찌팀’이었다. 그런 탬파베이가 올 시즌 동부리그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월드시리즈 제패까지 넘보고 있다. 배후에는 2005년 11월 부임한 조 매든(54·사진) 감독이 있었다.
◆바닥에서 시작하다=매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05년 말 탬파베이는 선수간 신뢰도, 구단의 발전 프로그램도 없었다. “나쁜 조직이 갖고 있는 모든 증상은 다 보여주는 팀이었다”고 매든은 당시를 회상했다. 팀은 당시 곪을 대로 곪아 있었다. 그 무렵 마이너리거 유망주 5명이 메이저리그로 승격시켜 달라고 태업을 하는 사고도 터져 나왔다. 매든은 부임하자마자 선수들과 동고동락했다. 그들과 대화했고, 프로정신과 직업윤리를 강조했다.
클럽하우스에 몇 가지 문구를 붙였다. 가령, 카뮈가 말한 대로 ‘성실한 사람은 따로 규율이 필요 없다’(Integrity has no need of rules) 등 화합과 팀 플레이, 프로다운 근성에 대해 강조하는 내용들이었다.
◆중요한 건 상상력=조 매든 야구 스타일은 파격적이다. 8월 17일 텍사스와의 경기 만루 상황에서 상대 타자 조시 해밀턴을 고의 4구로 내보내 모두를 경악하게 했다. 아메리칸리그 107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또 양키스의 우완 투수 마이크 무시나를 상대로 스위치 타자들에게 오른손 타석에 들어서라고 주문했다.
매든은 이와 관련, “그동안 해왔던 것들만 반복하는 데 질렸다. 뭔가 창조적으로 덤벼야 새 해법이 나온다”고 밝혔다. 이러한 모험은 상상력에서 나왔고, 상상력은 철저한 준비에 근거한다. 매든은 80년대 에인절스 마이너리그 팀 타격 코치 시절부터 워드 프로세서를 들고 다니며 각종 통계 기록을 정리해 왔다.
김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