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쉽게 보다간 큰코 다쳐-성공률 20%도 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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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최근 개설한 「직장인 주말 창업스쿨」에 당초 예상했던 인원의 배가 넘는 6백여명이 몰리자 강좌를 두차례로 나눠 열었다.
능률협회도 창업강좌를 신설,11월부터 매달 두차례씩 열기로 했다.생산성본부의 경우 그동안 신청자가 적어 부진했던 창업강좌를 활성화하고 있다.일부 창업컨설팅회사들도 창업스쿨을 개설할 움직임이다.음성전화로 창업정보를 알려주는 「창업의 전화」도 최근 등장했다.

<표 참조> 최근 기업들이 경영개선을 위해 명예퇴직등으로 감원을 추진하면서 많은 직장인들이 「비상 탈출구」의 하나로 창업강좌에 몰려들기 때문이다.
창업강좌들은 대개 1박2일정도의 기간에▶창업성공사례▶새 유망사업▶중소기업지원제도▶회사설립절차등 창업관련 기본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수강료는 교재비포함 5만~8만원선.직장인들을 겨냥해 보통 주말에 열리고 있으며 평일 야간에 개최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창업전문가들은 「창업의 신기루」를 좇아 섣불리 직장을박차고 나오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철저한 사전 준비없이 주변의 권유나 단순한 사업정보에 의지해창업에 나설 경우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창업스쿨을 운영중인 한민창업대학의 손영일(孫英一)원장은 『성공할 확률은 20%에 못미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며 『단기간에 일확천금을 노리는 것은 위험천만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국내 한 의류회사에서 판매간부로 일하다 창업한 K씨는 자신이독립해 납품하게 되면 상당한 수익을 올릴 것으로 믿었다가 낭패를 당했다.
창업을 앞두고 안면있는 여러 회사 구매담당자들을 만나 협조를부탁할 때만해도 『도와주겠다』는 구두약속에 고무됐다.그러나 막상 창업후 생산품을 가져가면 이런저런 이유를 내세워 제품구매를거절하는 바람에 1년도 안돼 손을 들어버렸다.
이런 예가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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