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세력 실종…우량 매물 수두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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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10일 거래소 시장은 외국인들의 순매도가 321억원에 불과했는데 종합주가지수는 48포인트나 빠졌다.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가 약해졌는데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식을 사려는 세력이 약해지면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날 개인은 1000억원대의 주식을 순매수했으나, 기관은 900억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매수세력이 없어 외국인들이 조금만 주식을 내놓아도 주가가 급락했다"고 말했다.

팔자는 사람만 있고, 사려는 사람은 없으면 매도 물량만 쌓여 추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 예컨대 삼성전자의 주가는 이날 5.7%나 하락하며 51만원대 밑으로 내려왔지만 50만원에 사려는 물량만 따져도 8320주가 남았다.

이날 '주식을 사자'는 세력이 얼마나 약했는지 거래가 체결된 정도를 나타내는 '체결 강도'로 가늠해볼 수 있다. 체결강도는 체결 매수를 체결 매도로 나눠 구해진다. 주가가 오를 때는 매수 세력이 많기 때문에 체결 강도가 높게 나타난다.

POSCO의 경우 7000원이 올랐던 지난 8일 체결 강도는 228%나 됐지만, 8500원이 빠진 이날 체결 강도는 46%로 낮아졌다.

이날 업종 대표 종목들의 체결 강도는 한결같이 60일 평균치에 크게 못미쳤다. '사자'세력이 그만큼 약해진 것이다. 전상필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려고 내놓았으나 사려는 세력이 없어 매도 물량이 쌓였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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